시카코경찰, 시카고 불스 우승이 두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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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승은 이제 그만'. 시카고 경찰에 초비상이 걸렸다.거리 곳곳에 사복 경찰을 배치하고 폭동 예상지역에는 특별팀을 투입하는등 폭동 대비에 난리다.

시카고 경찰에 비상사태를 발동시킨 것은 엉뚱하게도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다.

유타 재즈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는 불스는 14일(한국시간) 홈에서 6차전을 갖는다.3승2패로 남은 두차례의 홈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우승하는 불스는 시카고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게 거의 확실하다.

시카고 경찰은 불스가 우승한 지난해와 93년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시애틀 슈퍼소닉스를 꺾고 우승했던 지난해 시카고에서는'우승을 축하하는 총기 난사'와 함께 하룻밤새 방화사건이 40건이나 발생했고 38개의 가게가 털렸다.이같은 아비규환으로 51명이 처벌됐다.

그러나 이 정도는 93년에 비하면 양반이다.

불스의 우승이 확정되자 거리로 쏟아져나온 시민들은 총격전을 벌여 3명이 죽고 20명이 다쳤다.1백97개의 상점이 약탈당했고 1백39대의 경찰차가 파손되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었다.

상인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특히 폭동 예상지역에 있는 상인들은 일단 진열된 상품을 치운후 병맥주 대신 플라스틱 컵에 맥주를 파는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불스가 올해 우승하면 지난 7년동안 다섯번째의 우승.“올해도 우승이 확정되는날 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하는 시카고 경찰엔 불스의 우승이 결코 즐겁지 않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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