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국무 중동·아프간 특사 임명 … 업무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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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 첫 출근해 미 최고 외교관으로서의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국무부에서 열린 첫 조회에서 “강력한 외교와 효과적인 지원 및 원조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미래를 위해 최상의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곤 곧바로 중동 특사에 조지 미첼(75) 전 상원의원,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에 리처드 홀브룩(68) 전 유엔대사를 임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천명한 ‘직접적이고 강한 외교’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사 외교’를 선택한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분쟁지역 이해조정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다.

미첼은 2000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종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 의회 내에 설치된 위원회를 이끌었다. 홀브룩은 3년에 걸친 보스니아 내전을 종식시킨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을 주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로 긴장이 조성된 중동 지역에 미첼 특사를 조속히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지역이 오바마 외교의 방향과 실체를 짐작하게 해줄 첫 시험대로 등장한 것이다.

힐러리 장관도 첫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압바스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새 행정부는 압바스 수반의 중동 평화에 대한 의지를 지지하며, 평화 정착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또는 이스라엘 치피 리브니 장관과도 전화 상견례를 하고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힐러리는 중동 지역 외에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과도 첫 전화통화를 했다. 일본 외무성은 북한 핵과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은 국무부를 직접 방문해 힐러리를 한껏 치켜세우며 힘을 실어 줬다. 오바마는 “내가 여러분에게 준 선물이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덕담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의 힘이 군사력이나 부(富)뿐 아니라 우리의 가치에서도 나온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며 “국가안보와 세계인들의 공통 이상을 위해 새로운 시대가 바로 지금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우리는 오늘 국무부에서 국내외에 ‘미국이 외교에 다시 전념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런 노력은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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