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백수 아들이 사라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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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01면

마이너스·빨간불·감소·동결…. 경제 위기를 알리는 경보음이 도처에 넘쳐납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삶은 더욱 고통스럽게 마련입니다. 밝은 얼굴로 가족 동기간에 못다한 정을 나눠야 마땅할 설날 아침, 어딘가에선 따끈한 술 한잔, 떡국 한 그릇이 ‘사치’인 이웃이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젊은 소설가 백가흠(35)씨가 마음이 훈훈해지는 콩트 한 편을 보내왔습니다. 백씨는 주로 소설 같은, 그러나 현실에서 종종 일어날 법한 끔찍한 패륜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상화된 폭력’을 폭로해 왔습니다.

소설가 백가흠의 ‘서브프라임 가족’

이번 콩트에서는 고시원 단칸방 생활을 하는 막장 인생 가족을 통해 설날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일가족 네 명이 나란히 서 차례를 지내기에도 비좁은 가로·세로 1.5×2m 크기의 고시원 방. 택배 아르바이트 등으로 네 식구 생계를 책임지던 신용불량자 아들이 차례 직전 갑자기 사라집니다. 미국 이민에 실패해 돌아온 후 은둔생활을 하는 교사 출신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 나섭니다. 아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잔잔한 감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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