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어선 순번입항제 실시 - 공정한 위판통해 오징어 값 폭락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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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공중전화등 공공시설물을 이용할때만 질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최근 어선들 사이에서도 위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질서지키기 바람이 불고 있다.

속초수협은 3일부터 동명항에 선적을 둔 산오징어잡이 어선들을 대상으로 순번을 정해 순서대로 입항,위판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질서 정하기는 최근 오징어잡이 어장이 근해에 형성되면서 30이상의 일부 대형채낚기어선들이 먼거리조업을 포기하고 근해의 산오징어잡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관행상 위판질서를 지켜온 소형채낚기어선들이 자신들에 비해 3~5배씩 산오징어를 잡는 대형채낚기어선들이 한꺼번에 위판장에 몰려들어 가격이 폭락하자 접안과 위판을 방해하는등 양측의 마찰이 심화돼 속초수협이 궁여지책으로 순번제 위판을 정한 것이다.

속초수협은 조업중인 오징어채낚기어선들을 대상으로 소형어선 13척,대형어선 1척을 1개조씩 모두 8개조로 분류한후 조별로 1~14번의 고유번호를 부여해 조별 번호대로 입항해 위판에 참여토록 했다.

예컨대 매일 오전5시쯤 개장하는 위판장에 조별 1번의 어선 8척이 위판을 마치면 2번,3번순으로 위판에 참여하는 식이다.

입항순서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순번제로 바뀐다.이때문에 만선을 이룬 어선이 먼저 입항해도 소용이 없다.

하역은 물론 위판장 접근이 봉쇄돼 접안장에서 앞번호의 어선들이 위판을 마칠때까지(1회 위판소요시간 40분~1시간)기다렸다 순서가 와야만 고기를 팔 수 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위판질서는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순번이 뒷부분인 어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어민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현재는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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