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사회진출 94개국중 73위로 바닥권 -- 97인간개발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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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구촌의'삶의 질'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또 지구상의 빈곤은 언제쯤이나 사라지게 되며 여성지위는 과거보다 얼마나 향상됐을까.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좀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은 올해도'97 인간개발보고서'를 발간했다.

90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보고서는 이번이 여덟번째다.

◇삶의 질=유엔개발계획은 각국의 삶의 질 현황을'인간개발지수'로 측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상위 10걸은 캐나다.프랑스.미국.일본등 선진 부유국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하위 그룹은 시에라리온.르완다.니제르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들 국가는 세계 평균인간개발지수(0.764)에 크게 밑도는 0.176~0.206을 기록하고 있다.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우수함을 나타낸다.

아시아국가중 상위권(0.800이상)은 일본.홍콩.싱가포르.한국.태국 정도. 중국은 1백8위를 기록,북한(75위)보다 뒤처졌다.

32위인 한국은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 하위권을 형성했다.

터키.멕시코.체코.헝가리.폴란드만이 한국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됐다.

◇여성지위=유엔개발계획은 여성의 지위향상 정도를'여성관련개발지수'로 평가하고 있다.

각국의 평균수명.교육수준.평균소득을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따라 조정한 측정치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가 조사대상 1백46개국중 수위를 기록했고 이어 노르웨이.스웨덴 순이다.한국은 35위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한국은 그러나 여성의 전문직종사율.국회의원수를 바탕으로 산정하는 여성권한지수에서는 조사대상 94개국중 73위로 나타나 여성의 사회진출면에서는 아직도 후진국임을 나타냈다.

◇지구촌 빈곤=유엔개발계획은 올해 지구촌 빈곤에 역점을 두고 새로'인간빈곤지수'를 선보였다.

40세 이하 사망률,성인문맹률,의료기관 사용률,5세이하 영양실조율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대상 78개국중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쿠바.칠레.싱가포르등. 이들 국가는 빈곤을 총인구의 10% 이하로 감소시켰다.

빈곤이 총인구의 50%가 넘어 저조한 점수를 받은 국가는 니제르.시에라리온 등이다.

한국의 경우 70~95년 성인문맹률 감소비율이 세계1위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5세 이하 사망률 감소비율은 세계 2위,하루 1달러 미만 소득자 감소비율은 3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약8억4천명이 기아에 허덕이거나 식량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개발도상국에서 약 4분의1 이상의 인구가 빈곤층에 해당하며 ▶세계 약13억명의 인구가 하루 1달러 이하의 소득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극심한 빈곤은 21세기 초까지 지구상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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