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현대차 사상 최대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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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LG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드러나 이들 기업의 올해 전망은 ‘빨간등’이 켜졌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실적 부진 전망으로 인해 LG전자는 3.72%, 현대차는 2.87% 각각 급락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8% 늘어난 49조3330억원이라고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72.9% 늘어난 2조133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휴대전화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억 대를 돌파했다. 매출액(14조5557억원), 영업이익(1조6043억원), 영업이익률(11%) 등 전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TV 세트에서 꾸준한 흑자를 유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본사 기준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150억원, 4828억원에 그쳤다.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으로 해외부채 등에 대한 외화환산손실(약 4000억원)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연결재무제표 기준)에 그쳤다. 본사 기준으로는 3000억원의 적자가 났다.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인 정도현 부사장은 “연결재무제표로 원화가치 하락과 LG디스플레이의 적자를 반영하다 보니 본사 기준 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LG데이콤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2% 늘어난 1조6473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2173억원)과 당기순이익(1203억원)은 각각 5%, 10%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 덕에 매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 166만8745대, 매출 32조1898억원, 영업이익 1조8772억원, 당기순이익 1조44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1.9% 줄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5.1% 증가했다. 매출은 최대치인 2007년(30조6197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판매 105만6400대, 매출 16조3822억원, 영업이익 3085억원, 당기순이익 1138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수출 물량 감소와 소형차 판매 비중 증가로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했지만 매출은 환율 상승 덕에 2.7%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1.4% 늘어난 11조8116억원, 영업이익은 28.8% 증가한 3641억원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이 9조8708억원, 영업이익은 2689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김창우·심재우·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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