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매니어>권영자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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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불문학도.해직기자.여권운동가.전 정무제2장관.계명대 객원교수.국회의원.권영자(權英子.61.신한국당 전국구)의원이 30여년 동안 달려온 지난날의 궤적들이다.

그러나 權의원에게는 일반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경력이 또하나 숨어 있다.좀 뜻밖이다 싶지만 權의원은 틈틈이 컴퓨터게임을 즐기는 게임 매니어다.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은 어린아이처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요.골치아픈 일들도 잠시 잊을 수 있고 자식들하고 얘기할 거리도 생기고 일거양득이죠.” 權의원은 바쁜 의정활동중에 잠시 짬이 생기면 혼자 슬며시 컴퓨터를 켠다.그 속에는 그녀가 즐겨하는'데니로스 데이브'라는 게임이 늘 기다리고 있다.어린시절'톰소여의 모험'을 읽으며 가벼운 흥분과 긴장에 휩싸였던 것처럼 게임속에 펼쳐지는 갖가지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權의원은 컴퓨터가 말썽을 부릴 때면 분가해 살고 있는 장남을 전화로 호출,이것저것 물어본다.이만한 모자상봉이 어디있으랴 하는 것이 權의원의'속셈'이다.

權의원의 컴퓨터 경력이래야 지난 83년 여성개발원 교육연수실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귀동냥으로 도스를 배운게 전부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 구경하기가 쉽지 않아 자기 컴퓨터를 갖는다는건 생각도 못했지요.하지만 펜 없이도 글을 쓸 수 있다는게 무척 신기했어요.” 權의원이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시작한 것은 90년 여성개발원 부원장으로 취임하면서.도스부터 시작해 직원들에게 하나하나 물어가며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나갔다.

20대 못지않게 젊게 사는'신세대 여성'權의원에게는 올초 세운 목표가 하나 있다.60,70년대 기자시절 원고지 위에 펜으로 써온 글들,여성학자로서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외쳤던 논문들,이것들을 하나하나 컴퓨터에 담는 작업이다. 이형교 기자

<사진설명>

뒤늦게 배운 컴퓨터를 활발히 쓰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전문가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말하는 권영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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