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戰死는 군인의 명예" 현충일 맞는 故 오영안 장군 가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군인답게 죽음을 맞으신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지난해 11월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때 공비의 총에 맞아 전사한 오영안(吳英安.3사4기.당시 3군단 기무부대장)장군의 장남 혁재(赫宰.20.초당산업대1년)군은 현충일을 맞아 5일 어머니 윤옥순(尹玉順.46)씨,동생 혁진(赫鎭.19.고3)군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 아버지 묘소를 찾아 절을 올렸다.

“아버지께선 생전에'군인의 가장 명예로운 길은 전장(戰場)에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씀하셨는데 그 뜻을 이루신 셈이니 지하에서 행복하시리라 믿습니다.”아버지의 전사소식을 접했을때 그는 재수생이었다.공비침투사건 보도를 보면서도 마치 다른나라의 일처럼 생각하다 TV뉴스에서 부친의 전사소식을 듣고서야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와중에도'이게 전쟁이구나'하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아버님이 하시던 일이 그렇게 위험한 작전인줄 몰랐어요.과거 정치군인들이 많이 배출된 부대라 친구들에게 아버지에 관해 숨겨온게 마음에 걸립니다.” 무장공비 침투 당시 吳씨는 대령으로 합동신문조를 이끌었다.공비들의 흔적을 분석하며 행방을 예측,추적하는 일이 그의 임무.吳대령은 지난해 11월5일 오전4시28분 강원도인제군북면용대리에서 무장공비 2명과 아군이 교전했다는 소식을 듣곤 현장으로 달려갔다.짙은 어둠속에서 그는 부하들을 안전지대에 대기시킨채 플래시를 들고 주위를 살폈다.공비들의 발자국을 발견한 그가 발자국 방향을 따라 전방을 비치는 순간'타타탕'하는 총성이 울렸고 그는 머리에 총알을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이를 신호탄으로 공비들의 위치를 확인한 아군이 집중 사격,잔당 2명 역시 소탕됐다.혁재군은“아버지의 투철한 군인정신처럼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국군 기무사는 吳장군의 책임감을 귀감으로 삼기위해 기무학교내 역사관에 吳장군코너를 만들어 그의 유품과 군인정신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는 한편 동상 건립을 추진중이다. 김민석 기자

<사진설명>

고 오영안장군의 장남 혁재군이 현충일 하루전인 5일 동작동 국립묘지내 부친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박순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