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시장 '싸게 싸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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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항공시장이 저요금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기내식 등 돈 드는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싼 요금으로 승객을 유치하는 영업방식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990년대 초 선보인 미국의 염가 항공시장은 선두주자인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제트블루의 선전에 힘입어 현재 시장점유율이 25% 안팎에 달했으며, 2006년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버진항공사가 지난 주말 미국의 저요금 항공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항공은 이를 위해 뉴욕에 본사를 두고 샌프란시스코에 영업본부를 둔 새 자회사를 만들어 내년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 본사에는 사무직원 약 300명이 근무하고, 샌프란시스코에는 조종사.정비사 등 기술요원 15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영업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시는 종업원 교육비용 등 1500만달러 상당의 인센티브를 버진 측에 제공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진그룹은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 버진익스프레스와 호주에서 버진블루라는 저요금 항공사를 경영하고 있는데, 이 경험을 살려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저요금 항공사들은 싼 요금과 더불어 중.소형 항공기로 중간 기착지 없이 최종 목적지로 바로 승객을 수송함으로써 항공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키워왔다. 이들은 돈 드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지만 친절도나 정시 운항 및 수화물 처리 등에서는 대형 항공사보다 승객들을 더욱 만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요금 항공사들의 눈부신 약진을 확인하고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도 지난해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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