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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택시 안의 초대형 웃음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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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2일 방송분부터 ‘택시’의 운전대를 잡게 된 새 MC 공형진(左)·이영자가 촬영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tvN 제공]

국내 최소 0.8평(약 2.6㎡)짜리 세트에서 초대형 웃음과 뜨거운 뉴스가 팡팡 터진다. 깜빡이도 켜지 않고 게스트의 속내로 거침 없이 질주한다. ‘케이블계의 무릎팍도사’라는 별칭을 듣는 tvN의 ‘현장토크쇼 택시’. 연예인 MC가 택시 기사가 돼 일반인과 연예인을 태우고 ‘주행 토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영자·공형진 MC체제로 새 단장한 ‘택시’의 12일 첫 촬영현장에 합승했다.

#돌발상황 “카메라 당장 꺼!”

전체 진행을 알리는 대본은 있지만 묘미는 돌발 상황에 있다. 특히 일반 승객을 태워 게스트의 이미지를 은근슬쩍 물어보는 ‘이미지 토크’는 어떤 답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첫 날인지라 신고식 차원에서 공형진이 도마에 올랐다. 이영자가 20대 남녀 승객을 태운 뒤 물었다. “혹시 말야, MC로 공형진 어때? 유재석이나 신동엽과 비교하면?” “글쎄요, 별로예요. 유재석이 누나랑 맞을 것 같은데요.”

뒤따르던 중계차량에서 모니터로 지켜보던 공형진이 갑자기 손사래를 쳤다. “아, 표정 관리 도저히 못 하겠네. 카메라 꺼주세요, 당장!” 이영자가 ‘안 좋은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PD·작가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공형진이 열 받은 채 택시로 달려갔다. 문을 열자 화들짝 놀라는 일반 승객들. “누나 너무 한 것 아냐!” “아하하, 미안. 원래 이게 독한 코너야. 그래야 극적이잖아.”

진행 100단의 고수 이영자가 다독이니 공형진도 결국 허허 웃는다. 공식 게스트 이경실·김지선이 탑승하자 택시 안 데시벨이 더욱 높아졌다. 밤이 깊으니 쟁여놨던 속말도 풀어놓는다. 즉석에서 애창곡 ‘일어나’를 부르던 이경실이 갑자기 울먹였다. “이 노래를, (정)선희에게 들려주고 싶어. 어서 힘 냈으면….”

#실내카메라 8대, 위성중계차 뒤따라

“택시를 타고 시내를 누비며 진행하는 게 즐겁다”는 이영자의 말처럼, ‘택시’는 국내 유일의 로드 토크쇼다. 이날 운행 거리를 일반 택시비로 계산하면 10만원 가량. 12일 오후 3시 마곡에서 시작된 촬영은 홍대·청담동·한남동을 거쳐 자정 무렵 동부이촌동에서 끝났다. 윤세영 PD는 “오늘은 새 MC·스태프가 처음 입을 맞추는 날이라 오래 걸렸지만, 보통 6~7시간쯤 찍는다”고 말했다.

주행 코스는 대체로 출연자의 동선에 맞춘다. 근처에 있는 연예인을 우연히 부른 것처럼 방송되지만 실은 스케줄에 맞춰 택시가 도착하는 식이다.

택시 운전은 MC들이 직접 한다. 개인 택시(차종 SM5) 한대와 계약해 1주일에 한번 쉬는 날 촬영한다. 실내에 장착한 HDV급 소형 카메라 8대가 다양한 각도에서 화면을 담는다. 이 중 메인 카메라 화면은 택시를 뒤따르는 중계차량(25인승 미니버스)에 실시간으로 위성중계된다. 2007년 9월에 시작, 70회까지 총 운행거리는 3만3500km, 운행시간은 4만3400분에 이른다. 일반인과 연예인 게스트를 합해 날라다 준 인원만 280여명이다.

#호화 게스트 폭탄 발언으로 화제

‘꿈의 시청률 1%’를 부르짖는 케이블계에서 ‘택시’는 평균 시청률 1.5%를 달린다. 일단 게스트 면면이 화려하다. 연예계의 마당발인 이영자·김창렬(전 MC)의 인맥으로 유재석·최진실·신해철·김건모·최홍만 등이 다녀갔다. 제작진은 공형진의 합류로 장동건·조인성·현빈 등 영화계 스타들도 나들이하길 기대하고 있다.

폭탄급 발언도 여럿 나왔다. 리얼리티쇼 ‘악녀일기’(올리브 채널)에 출연 중인 에이미가 “우리 집은 120평, 나는 진짜 부자 축에 못 낀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영자는 “연예인이라도 카메라 울렁증이란 게 있는데, ‘택시’는 아이 컨택(eye contact, 눈 마주침) 없이 진행돼 사람들이 편하게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스트 이경실도 “좁은 데 옹기종기 앉아 수다 떠니 친구집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택시’는 22일 방송될 새 MC 체제로 가면서 연예인의 신변잡기 토크보다 일반인과의 진솔한 만남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휴먼 토크를 지향하는 ‘택시’가 tvN의 ‘독한 채널’ 이미지를 덜어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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