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신소설 '일념홍' 발견 - 서울대 권영민교수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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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은 1906년 발표된 이인직(李仁稙)의 '혈(血)의 누(淚)'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권영민(서울대.사진)교수는 최근 나온'문학사상'6월호에 실린'신소설 일념홍의 정체'라는 글을 통해'일념홍(一捻紅)'의 필사본을 발견.분석하며 이 작품이'혈의 누'보다 6개월가량 앞선 신소설이며,나아가 신소설의 효시는 1896년 한성신보의 연재소설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음을 밝혔다.

'일념홍'은 1906년 1월23일부터 2월18일까지'대한일보'에 일학산인(一鶴散人)이란 필명으로 연재된 소설. 연재 당시의 신문이 제대로 보존돼 있지 않아 6회와 8회분이 빠진채 학계에 알려진 작품의 온전한 필사본을 권교수가 미국 버클리대 도서관에서 발견,이번에 그 전모를 밝히게 된 것. 기생 출신의 여주인공이 일본인들의 도움으로 개인적 불행에서 벗어나 신식교육을 받으며 개화의 길을 가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신소설은 조선시대에 널리 읽힌 소설들을'구소설'이라 불렀던 것과 대조적으로 1900년 전후 개화계몽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서사양식을 지칭하는 말. 신소설은 이야기 자체가 작중 인물과 사건의 실재성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소설과 구분된다.

때문에'일념홍'전문이 발견돼 '혈의 누'가 최초의 신소설이라는 통설은 일단 수정돼야하고 그 효시는 더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는게 권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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