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도서관서 책을 읽는 즐거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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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집안일을 잠시 중단하고 오늘도 집에서 가까운 동작도서관에 다녀왔다.집에서 도서관까지는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기 때문에 틈날 때면 들르곤 한다.푸르게 변해가는 주변과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면서 거기까지 산책하는 동안 은행일을 보기도 하고,돌아오는 길에는 시장에 들러 저녁 찬거리도 마련한다.

2년전 이 집으로 이사오면서 우리 부부가 가장 반가워했던 일은 바로 지척에 도서관이 있다는 점이었다.평소 책읽기를 좋아해 밤새는 일도 종종 있는 우리의 마음에 들었다.

남편은 회사일로 여의치 않지만 어쩌다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에는 함께 도서관 자유열람실에 들러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하듯 책 읽기를 즐긴다.관심 있는 분야의 책과 시사주간지를 볼 때마다 마치 잘 차려진 풍성한 식탁을 마주 대하는 기분이 든다.도서관에는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국민학생에서부터 자유열람실의 단골인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조용히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그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또한 나도 그들과 함께라는 생각이 들때면 정말 기쁘다.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3권의 책을 2주까지 무료로 대출받아오고 가끔 비디오 테이프도 빌려온다.비디오 테이프는 각종 교육용 프로그램 자료를 갖고 있어 정말로 유익하다.

때문에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이용을 권유해 이웃주민 9명이 새로운 도서관회원으로 가입했다.도서관에 들러 이들을 만날 때면 더없이 반갑다.또 다른 기쁨이 있다면 세금을 되돌려 받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공공시설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얻는 만족감도 만만치 않다.아기를 가진 요즘은 태교등 각종 육아 정보를 얻고 있으며 더 자주 도서관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내일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따뜻한 눈길을 주며 빌려온 책과 즐거운 데이트를 해야겠다.

조현정〈서울동작구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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