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피살사건 100일째 오리무중 - 영구未濟 또하나 추가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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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북한 김정일의 전동거녀인 성혜림(成惠琳.60)의 언니 성혜랑(成惠琅.62)의 아들로 82년 9월 귀순,지난 2월15일 성남시 분당신도시 서현동 아파트 현관 앞에서 권총살해당한 이한영(李韓永)씨 피살사건이 25일로 1백일째를 맞았으나 경찰은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못한채 오리무중을 헤매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연인원 5만3천여명이란 기록적인 인원을 투입해 목격자탐문과,李씨 주변 인물,전화 착.발신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으나 직접적인 단서를 찾지못해 자칫 잘못하면 사건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발생 직후 은행폐쇄회로에 잡힌 용의자 인상착의를 토대로 작성한 몽타주 85만부를 배포,9백14건에 이르는 시민제보가 접수돼 지금까지 해외출장자와 소재 미확인자를 제외한 98%의 수사를 마쳤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기대를 모았던 시민제보도 최근에는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고 있어 수사는 사실상 벽에 부닥친 상태다.

또 李씨의 친인척은 물론 사업상 만난 주변인물 3백여명과 사건발생 직전 李씨가 사용한 휴대폰.무선호출기에 적힌 전화번화등에 대한 수사도 이미 마쳤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와 함께 용의자가 심부름센터에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활기를 띠었던 이 부분에 대한 수사 역시 은행입금표에 찍힌 6개의 지문감식과 필적 확인작업을 벌였으나 신원확인이 되지않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새로운 수사를 통해 범인의 윤곽을 확보하거나 수사에 실마리가 될 직접적인 단서를 찾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게 경찰자체의 판단이다.

이 사건을 현장지휘하는 홍승상(洪承相)분당경찰서장은“현재까지 수사 결과 북한 공작원이 범행뒤 북으로 도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처럼 수사 답보상태가 거듭되자 최근 더이상의 수사인력 증원은 비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수사본부 인력을 지난달부터 일부 축소 운영하고 있다. 분당=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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