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각막기금 모으러 홍콩 간 덩샤오핑 장남 덩푸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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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홍콩=유상철 특파원]덩샤오핑(鄧小平) 사후 석달만에 鄧의 자녀들중 처음으로 장남인 덩푸팡(鄧樸方)이 해외나들이에 나섰다.중국장애인연합회 주석직을 맡고 있는 덩푸팡은 홍콩.마카오 라이온스클럽 초청으로 휠체어에 몸을 실은채 21일 홍콩에 도착했다.

휠체어를 탄 그의 모습은“휠체어에 의지해서라도 반환된 홍콩에 가고싶다”는 말을 생전에 늘 입버릇처럼 되뇌던 부친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부친의 염원을 의식한 기자들이“홍콩반환식에 부친을 대신해 참석할 예정인가”고 묻자 덩푸팡은“선친의 빈 자리는 누구도 메울 수 없다.만일 내가 반환식에 참석하다면 그것은 나 자신 덩푸팡의 참석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아버지의 자리'는 그의 생전이나 사후나 오직'아버지의 자리'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덩푸팡의 이번 홍콩방문은 그가 부주임으로 재직중인 국무원 장애인공작협조위원회와 홍콩.마카오 라이온스클럽이 공동으로 추진중인'시각제일,중국행동'캠페인의 기금을 조성키 위한 것. 이 캠페인은 바로 각막 기증을 유언으로 남긴 덩샤오핑의 박애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실시되는,일종의'덩샤오핑 배우기'운동의 하나로 향후 5년동안 중국내 1백75만 백내장환자들에게 시력을 회복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덩푸팡이 이번 홍콩 캠페인에서 거둘 목표액은 1억1천7백만홍콩달러(약 1백34억원)로 알려지고 있다.

鄧의 각막기증 유언후 베이징(北京)시민들의 동참물결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이젠 아들인 덩푸팡이 나서 아버지의 유언을 완성하려고 정성을 들이는 모습에 홍콩시민들은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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