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어민들 기름유출 사고후 보상 못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95년 여름과 초가을 경남도내에서 유달리 많이 일어났던 시프린스호 벙커C유 유출사고등 검은 기름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남해.하동.통영군,거제.사천시 어민들이 사고후 2년이 다 되도록 웃음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공동어장이나 양식장의 엄청난 피해로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있지만 보상이 지금껏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언제 이뤄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태껏 보상이 되지않고 있는 사고는 시프린스호(95년 7월).여명호(95년 8월).제1유일호(95년 9월)등 3건. 이들 사고로 입은 어장피해는 모두 2천7백18㏊. 어민들은 이 가운데 시프린스호 사고의 경우 1백25억원(피해면적 2천4백84㏊),여명호는 33억원(피해면적 시프린스호에 포함),제1유일호는 6백18억원(피해면적 2백34㏊)등 모두 7백76억원을 96년 1월~5월 국제유류오염 보상기금(IOPC)에 보상을 청구했다. 〈표 참조〉 그러나 IOPC는 이같은 요구에 대해 1년이 넘도록 보상금액은 전혀 밝히지 않은채“오염사고 한건당 최대 보상금액이 6백억원이기 때문에 어민들 주장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영국런던에 본부를 둔 IOPC에 우리나라에서는 유공과 경인에너지등 7개사가 93년 3월부터 가입해 있다.

그래서 어민들의 생활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고통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바다에 나가봐도 뭐가 잡히야(잡혀야)돈 구경을 할 낀데(것인데)….갯가를 이리저리 뒤져 바지락 몇마리라도 캐보지만 기름내 난다고 누가 사가야 말이지예.” 지난 16일 오후 기름오염 피해현장인 남해군고현면 바닷가에서 만난 한 어민 李모(56)씨는 이렇게 탄식한다.

남해군고현면갈화리 한병호(韓秉浩.51)이장도“사고후 바다에서 나오는 각종 수입이 그전의 10~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다 피해보상도 늦어져 특히 개학철만 되면 학비조차 마련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며“농사수입에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경남도 관계자는“보상회사측이 철저한 증거자료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어민측의 준비가 부족해 의견차가 심하다”며“현재 양측 변호사를 통해 의견조정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빠른 시일안에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광양만에서 있었던 유류바지선인 제5금동호 벙커C유 유출사고(1천ℓ.93년 9월)와 전남여천 호남정유 전용부두에서 있었던 유조선 호남사파이어호의 원유유출사고(1천2백ℓ.95년 11월)피해는 지난해 8~9월 어민요구액 6억3천만원의 10~30% 선에서 합의됐다. 창원=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