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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미국메탈그룹 메탈리카 ,요절한 유재하등 '재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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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트 리뷰트(헌정) 앨범이 붐을 이루고 있다.신중현 헌정음반에 이어 미국 슬래시메탈그룹 메탈리카의 트리뷰트 앨범이 나왔다.6월에는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의 40년 음악생활을 결산하는'김덕수 위드 히즈 프랜즈'가,9월말엔 10년전 세상을 떠나 더욱 그리운 유재하의 목소리가 후배가수들의 헌정음반으로 재생된다.역시 요절한 얼터너티브의 제왕 커트 코베인과 그의 그룹 너바나까지 트리뷰트 앨범으로 부활할 전망이다.

트리뷰트 열풍은 신중현 헌정음반이 큰 반향을 얻은데 착안한 화제성 기획의 산물.그러나 국내 뮤지션들의 음악성을 검증하는 시험관이 돼준다는 점에서 가요사적 의미도 적지 않다.특히'엠 아이 메탈리카?(내가 메탈리카인가)'란 타이틀을 단 메탈리카 트리뷰트는 이미 미국.유럽에서 헌정음반 4종이 나와있어 국내 메탈그룹의 연주수준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메탈리카는 지나칠 만큼 빠른 비트와 광폭한 연주스타일 때문에 팬이 한정된 슬래시메탈밴드면서도 5집'블랙 앨범'이 9백만장이나 팔릴 만큼 대중성을 확보한 기념비적 그룹.국내 메탈주자 대부분은 소년시절 메탈리카를 통해 메탈과의'첫경험'을 했다.

'엠 아이 메탈리카'는 메탈리카의 그림자 아래 자란 국내의 내로라하는 메탈밴드 9팀이 원곡을 자기들 색깔에 맞게 독특하게 재해석한 점에서 관심을 갖게 하는 음반이다.노이즈가든등 몇몇 밴드는 탁월한 해석력과 능숙한 연주로 원곡의 음악성을 다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이뤄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일본에서 미리 1천5백장의 주문이 들어올 만큼 해외에서 반응이 앞선 음반이다.

'김덕수 위드 히즈 프렌즈'는 김덕수 본인이 국악과 대중음악 양쪽에서 평소 작업했던 뮤지션들과 한곡씩 협연해 더블앨범으로 꾸민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트리뷰트 앨범과는 차이가 있다.

김민기.김광민.신해철.정원영.한상원등 국내 뮤지션과 울프강 프슈니히.자말라데 타쿠마.릭 이아나코네등 김덕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고 호흡이 맞는다는 서구그룹'레드선'멤버들이 각각 헌정곡을 작곡하고 이를 김덕수와 합주하는 형태로 제작된다.박제화된 국악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락(樂)'을 지향하며 모인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유재하의 10주년을 맞아 그의 트리뷰트음반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현철이 총지휘를 맡고 이소라.이승환.김종서.전람회등 10여명이 유재하의 유작앨범 전곡을 부르는 이 음반은 신중현.메탈리카 트리뷰트와 달리 제도권 팝스타들이 줄줄이 참여한 첫 트리뷰트앨범이란 점에서 화제와 상업성이 두드러진다.

유재하가 숨진 10월께 발매예정인데 따뜻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배인 촉감좋은 담요같은 유재하의 목소리를 10년이 지난 오늘도 못잊어하는 팬들에게 어떤 대리만족을 안겨줄지 궁금증을 일으킨다.이밖에 신촌 언더그라운드 밴드 10여팀이 그들의 교과서였던 너바나의 주요 히트넘버를 올가을께 트리뷰트로 재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평론가들은 트리뷰트앨범의 관건을'원곡의 정신 흡수 여부'와'자기 것으로 재소화했는지 여부'두가지로 집약하고 있다.후자가 빠졌다면 독창성이 없는 것이고 전자가 결여됐다면 기본이 안된 것이란 얘기다.신중현 트리뷰트의 경우 전자가 결여된 연주가 많았다고 골수팬들은 지적한바 있다.지금 트리뷰트를 준비중인 뮤지션들은 서둘러 음반을 내기보다 진득하게 원곡의 기(氣)를 빨아들이는데 몰두해야 할 것이란게 평단의 충고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크래시.노이즈가든.노웨이.칼파등 국내 슬래시메탈 밴드들이 집결해 그들의'대부'인 미국그룹 메탈리카를 재현하는 트리뷰트 앨범'엠 아이 메탈리카'가 출시됐다.사물놀이 대가 김덕수가 블루스 기타리스트 한상원등 동료들로부터 곡을 받아 합주하는'김덕수 위드 히즈 프렌즈'도 곧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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