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엔 나이가 없다-인터넷과 시뮬레이션 게임 즐기는 사장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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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창희(姜昌熙)의원은 지난달까지 컴퓨터 자판을 더듬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는 컴퓨터통신으로 편지까지 보낼 정도다.

그런 변화의 1등공신은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배운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덕이다.이 프로그램은 재계.정계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과학기술원 최고정보경영자과정에서 컴퓨터 교육을 위해 올해 처음 교재로 채택한 것.“과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경영의 노장들이 가상기업 운영에 흥미를 느낄 것인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대단한 열의를 보여 놀랐다.”강의를 맡은 김영걸(38)교수의 얘기다.이 게임은 수강생 40명을 5개팀으로 나눈 뒤 각 팀에'피플 익스프레스'라는 가상의 항공사 경영을'10년간'맡긴다.팀원들이 비행기 구매.신규고용등 분기별 전략을 수립하면 그에 따라 고객만족도.주가등이 변한다.대기업.금융계.국회의 명예를 걸고 자존심 대결을 펴는 사이 자연스레 사이버세계와 친숙해 졌다.사이버 공간에선 이들의 대화도 한층 젊어진다.한국수출입은행 이선호 전무는“누드모델 이승희 홈페이지를 소개한다”며 프로필과 인터넷사이트 주소를 적어 가상공간에 띄웠을 정도.“처음엔 대다수가 컴맹이었는데 이제 인터넷과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길 정도가 됐다.결국 나이 문제가 아니라 자극방식이 중요한 것이다.”이런 金교수의 결론에서 전자문명의 미래를 푸는 지혜를 읽는 것은 비약일까. 강주안 기자

<사진설명>

김영걸교수가 컴퓨터 통신에 띄운 게임관련 메시지를 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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