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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 성공 신예나양 (rev.01)

중앙일보

입력

“꿈을 향한 도전은 장애물경주 같아요. 때론 웅덩이를 건너야하고 때론 장벽을 넘어야 하죠. 중요한 건 목표의식이에요. 이것만 뚜렷하다면 순간순간 실패는 있어도 좌절이나 포기는 없죠.”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신예나(이화여대 국제학부 1학년·경기도 분당)양.
그녀는 고교 2학년 2학기에 돌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7일, 신양을 만나 수능을 코앞에 두고 출국했던 이유와 미국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목적없는 공부에 돌파구 필요어려서부터 줄곧 모범생이었던 신양은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그녀의 부모는 ‘아이가 공부잘하는 비결이 뭐냐’란 질문에 시달려야했다. 남 부러울 것 없을 듯한 그녀지만 늘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성적만이 아닌, 꿈 너머의 꿈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
 “이과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의대로 가고, 문과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법대나 경영·경제학부로 가는 게 우리 사회의 상식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정말 하고싶고 노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동기’를 찾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목표가필요했던 거죠.”
 신양은 고교 1학년 겨울방학 무렵교환학생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가장 친한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고부터다. 이전까지 그녀의 외국경험은 가족과의 중국여행이 전부였다.
가끔 친구와 통화하면서 듣게되는미국생활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은하수,그림같이 아름답고 넓은 학교,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 친구들과의 파티등 새로움 투성이였다.
 “중학교 때까지 육상도 하고, 작곡과 그림 그리기도 취미로 즐겼어요.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입시때문에 늘 시간에 쫓겨야 했지요.”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던 신양은 심사숙고 끝에 결정을 내렸다. 친구 따라, 희망 찾아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기로.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갈 경우 휴학하면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뒤처지거나 돌아와 3학년에 편입해도 불과석달 남은 수능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그녀의 판단을 전폭적으로지원해주던 부모는 이번에도 흔쾌히승락했다. 뿐만 아니라 시행착오를줄이기 위해 이곳저곳서 교환학생 관련정보를 수집해주었다.
 “초·중학생들은 흔히 대도시로 가는데, 교포나 유학생 등 한국인이 많아 영어가 늘지 않은채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어학연수나 유학과달리 교환학생은 미국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합니다. 무엇보다 한 학교에 한 명 정도 배정된다는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국제학부 면접에서 실력 발휘 신양은 GEP교환학생이 제공하는‘10개월 미국 국·공립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학생을 보내고있는 업체인지, 프로그램은 괜찮은지따져보고 정했다”며 “5개월짜리 프로그램도 있고, 사립학교로 가는 것도 있으므로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보
고 내게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양은 텍사스 주 노르만지 고교(Normangee high school)에 편입,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했다.
“노르만지 마을은 정겹고 목가적인 시골마을이에요. 호스트맘과 이웃들도 영어를 쓴다는 만 빼면 우리나라 사람과 다를바 없이 좋은 분들입니다.”
 처음에는 언어장벽으로 고생이 많았다. 상대방이 말을 못알아 듣기 일쑤고, 다시 설명하자니 막막했다. 그럴수록 신양은 끊임없이 말하려 노력했다. 초기 R과 L발음 때문에 애를 먹었던 일화가 재미있다.
“학교 준비물을 사기위해 월마트(Wal-Mart)에 가자고 했는데 호스트맘이 ‘전쟁마트(War-Mart)가 뭐냐’며 웃는 거예요. 그 이후 강아지랑TV를 보면서도 “월월월” 연습을 했어요. 한국에서는 개 짓는 소리가 월월이라고 하면서요.” 그렇게 3개월이지나자 발음도 교정되고 대화도 훨씬 자유로워졌다.
 신양은 교환학생 생활의 가장 큰소득으로 삶의 희망과 목표를 구체화한 것을 꼽았다.
“그곳 아이들은 목적의식이 뚜렷해요. 대학에 안가고 자동차 정비를배워서 정비공이 되고 싶다는 아이, 아빠 농장일을 돕고 싶다는 아이,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나 성적에 맞춰 학교를 미리 선택해 공부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죠.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늘어나면 목적의식이 생기는 걸 깨달았어요.”
 영어를 못해 성적이 안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는 신양은 미국학생들을 제치고 Top의 자리에 올랐다.
귀국 후 그녀는 3개월 동안 수능을 준비했다. 배우지 않은 과목과 진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도전했다.
수능성적은 다소 저조했으나 외국에서 살다온 학생들이 대부분인 국제학부의 면접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교환학생 시절 차곡차곡 쌓인자신감과 열정이 든든한 힘이 됐다.
 “한국에 그대로 있었다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최종목표는 아니잖아요. 진정 제가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찾아 세계를 무대로 꿈의 나래를 펼쳐나갈 거예요.”
문득 인터뷰 모두(冒頭)에 던진 신양의 말이 떠올랐다. 꿈을 향한 장애물경주. 이미 그녀 앞에 장애물은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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