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주유소에도 기름값 가격파괴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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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연초부터 시작된 기름값 자유화로 대구지역 주유소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유사 직영업체보다 대부분 최근 생겨난 자영업체,그중에서도 시내를 벗어나는 고속도로나 국도 입구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두드러진다.

대구시내의 전체 주유소는 현재 4백14개소.이들 가운데 유공.LG정유등 5개 정유사가 직영하는 주유소(90개소)는 9일 현재 무연휘발유를 ℓ당 8백27~8백33원에 판매하나 40여곳에 이르는 자영 주유소는 직영 이하로 값을 내려 받는 것으로 주유소협회는 파악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구에서 가장 값싼 주유소는 무연휘발유 ℓ당 7백95원을 받는 달서구 감삼동 죽전네거리의 황제감삼제일주유소로 조사됐다.이 업소 관계자는“판매량을 늘리지 않고는 현재의 경영난을 뚫을 길이 없어 이달부터 부득이 값을 내렸다”고 말했다.

7일부터 할수 없이 ℓ당 8백원으로 내렸다는 한 주유소 관계자는“근처 주유소가 가격파괴를 하면 덩달아 내리지 않고는 팔리지 않는다”며 “무모한 제살깎기식 경쟁이 오래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이어“오늘 인근 주유소 사장들이 가격문제를 놓고 긴급회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도명화(都明華)총무과장은“가격파괴가 당장은 소비자에게 이익이나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며“또 정유사 메이저들의 직영체제로 전환되면 가격담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업계의 자제를 촉구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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