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외래어 잘못된 표기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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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외래어 교육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생활이나 가정,그리고 매스컴을 통해서도 행해진다.우리 주위에는 컴퓨터.팩스.인터넷.카피.커피.카폰등 외래어가 수도 없으리만큼 매일같이 쏟아져 나온다.

외국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서 최근들어서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오는 아동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을 정도다.그만큼 올바른 외국어 교육이 급박한 현실이 됐다.이런 시기에 일간지 특파원이 쓴 미 대통령 클린턴의 골프 기사에'기브'란 표현이 나온다든가,기사제목에'삐삐'란 용어가 그대로 쓰이는 것등은 참으로 문제라고 본다.

골프에서 사용하는 외래어는 '기브'가 아닌'김미(Gimme-Give it to me that putt)'이며,호출기는 삐삐가 아니라'비퍼'다.

외래어 발음표기는 나라마다 표기상의 난점이 많아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용어.단어의 잘못은 반드시 바르게 고쳐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전화줄 없이 일정거리 안에서 사용되는 전화기는'코드리스 폰'이고 줄 없이 어디로든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는 '셀룰러 폰(Cellular Phone)'또는'셀 폰(Cell Phone)'이다.

그러나 우리는 셀폰을 대부분 핸드폰으로 부르고 표기하고 있으니 문제다.

새로 나온 외래어가 사회에서 처음부터 잘못 통용되고 있다손치더라도 매스컴이나 교육기관에서는 이를 바른 용어로 고쳐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특히 오늘의 매스컴은 교육의 매개체요,어떤 의미에서는 교육기관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만이 아는 그런 통용 외래어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오히려 세계화의 걸림돌이 된다.본인은 25년전 시카고에 유학와서'빠떼리(배터리)'를 사는데도 영어사전을 들이대야 했다.한국식 영어발음을 현지인이 전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어는 처음 배울 때부터 정확한 발음법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파트'는'아파트멘트'로,'텔레비'는'티비'또는'텔레비전'으로,'빠다'기름은'버터'로,야구'빳따'는'배트'로,골프'빳다'는'퍼터'로 하는등 원발음과 근접한 표기로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잘못 통용되고 있는 외래어를 하나씩 고쳐나가는 것은 국제화 시대에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매스컴이나 지식층,그리고 전문교육기관에서는 잘못된 외래어 발음을 바로 잡고 바른 외래어를 사용하도록 좀 더 깊은 사려가 있길 바란다.

<서광하 미국 켄터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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