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PD가 독집앨범 - 김건모등 음반제작한 김형석씨 국내최초로 발매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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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영화는 배우 아닌 감독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렇다면 노래(음반)는? 아직 일반인의 관점으로는'가수의 것'이지만 조금만 진지하게 들어보면 음반 역시'프로듀서'의 작품임을 알게된다.

가수의 노래방향과 색깔,음반전체의 컨셉(개념).반주까지 모든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지휘하는 프로듀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개성화되는 음반 제작추세에 따라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프로듀서 지위가 확고한 서구에선 프로듀서가 자신의 독집앨범으로 음악세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게 일반화돼 있다.

한국에서도 프로듀서의 독집음반이 이달초 처음으로 발매돼'프로듀서 지배시대'의 개화를 알리고 있다.

주인공은 김건모.신승훈.박미경.박진영등 톱스타의 히트음반을 잇따라 프로듀스하고 솔리드.베이시스.김정민등 스타들을 키워낸'히트곡 제조기'김형석(32)씨. 김창환등 1세대 프로듀서가 주로 댄스음악에서 활약했다면 그는 클래식 전공(91년 한양대작곡과졸)에 바탕한 탄탄한 음악성으로 댄스는 물론 팝.발라드.리듬 앤드 블루스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차세대 가요계를 이끌 한 주자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의 첫 앨범'에이스(AC+E)'는 김건모.김정민.박진영.조규찬등 스타와 최용선등 재능있는 신인가수가 대거 참여,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앨범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스타들이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흥행때문에 포기했던 장르를 마음껏 구사하고 있는 것.김건모는 댄스곡 대신 발라드('그대 내게 다시')를,박진영 역시 댄스곡 대신 힙합('엄마 아빠 제발')을 선보여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아코디언부터 신시사이저까지 다양하면서도 적절하게 채용돼 단연 귀에 감기는 반주는 이 앨범의 주인공이 프로듀서임을 알게 해주는 또다른 증거.“가수의 가려진 재능을 살려 표현해 내는데 프로듀서의 존재가 있고 이를 구체화한게 프로듀서 앨범”이라는 김형석은“이번에 낸 앨범은 20~30대를 위한 것으로 10대용 댄스곡만 판치고 성인음악이 부재한 가요계 현실에 본인도 책임이 있다는 반성의식이 제작동기”라고 말했다.

한편 김광석.한동준.장필순등의 음반을 제작해온 실력파 프로듀서 조동익씨도 7월께 자신의 독집앨범을 낼 계획이어서 프로듀서 앨범의 본격화를 알리고 있다. 강찬호 기자

<사진설명>

김건모등 스타들이 참여한 김형석PD의 앨범'에이스'가 이달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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