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리포트>중국.대만 對北외교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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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과 대만이 최근들어 극심한 기아(飢餓)에 시달리는 북한에의 식량지원과 방문외교를 경쟁적으로 전개,아프리카와 중남미에 이어 북한이 양안(兩岸)외교의 새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외교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2일 2백만달러어치에 달하는 식량을 지원키로 북한과 합의한 대만은 이달 또는 6월중에 국민당(國民黨) 당영사업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해 북한투자환경 시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당영사업위 소속 유태(裕台)공사가 북한에 약5천만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으며 사실상 북한이 이를 갚을 능력이 없자 대신 평양의 토지등을 매입해 2백~3백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과 방직공장 건설등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북한방문단은 위타이 공사의 계열사인 중투(中投)공사의 양종저(楊宗哲)이사장이 이끌게 되며 특히 방직업자들이 상당수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은 또 호텔과 방직공장 가동등을 위해서는 통항이 선행돼야한다는 판단아래 북한과 통항문제를 협의할 예정으로 현재 타이베이(臺北)~평양직항노선과 관련,역시 국민당 투자업체인 원동(遠東)항공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만은 한국과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의 핵폐기물 이전계획을 강행한다는 자세로 이와 관련,6월엔 북한의 핵폐기물 수입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해 마무리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이같은 대만의 공세에 역시 북한에의 식량지원과 방문외교 강화로 맞서고 있다.4월12일 중국 주(駐)북한대사인 완용샹(萬永祥)이 7만의 식량 무상원조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또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비서 망명사건으로 중국.북한관계가 경색된후 처음으로 고위관리인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의 리베이하이(李北海)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공산당 우호대표단을 북한에 파견,방문외교 활동을 재개했다.

4월15일부터는 중국.북한간의 국경무역이 재개돼 빈사상태에 빠진 북한경제의 숨통을 터주는 조치를 취했으며 4월18일엔 중국 외교부 고위관리가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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