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큰시민 정신시대 선언 - 미국 자원봉사 정상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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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빌 클린턴.조지 부시등 전.현직 대통령,앨 고어 부통령,콜린 파월 전합참의장등은 28일 필라델피아 중심가인 독립광장(인디펜던스 홀 플라자)에서 미국 50개 주에서 모여든 대표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째 자원봉사 전진대회를 가졌다.

이날 클린턴 대통령은“큰 정부의 시대는 갔지만 큰 시민정신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또 클린턴 대통령과 전직대통령들은 두시간에 걸친 대회를 마무리하며“자유와 삶의 권리는 물론 행복추구권을 부여받은 미국민들은 동시에 나라와 이웃에게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 골자인 정상회담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날 대회에서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은 현장연설을 통해 자신이 태어난지 한달도 안돼 무정하게도 아버지가 집을 나가 버려 자상한 이웃과 훌륭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회고하고“가정이 깨졌다고 청소년들의 장래까지 깨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 부시 전대통령은“매일 미국에서 23명의 10대가 학교를 중퇴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라면서“이 자리에서 무언가 옳은 일이 시작된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언급.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는“어린시절 레이건은 운동을 좋아했지만 자원봉사 간호원이 눈을 검사하고 안경을 만들어주기 전까지 야구공을 때리는 일보다 그 공에 맞는 일이 더 많았던 소년이었다”고 남편의 어린시절을 소개하며“불우한 어린이들의 후원자가 돼 그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자”고 호소. …이날 대회는 정계거물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였지만 행사는 시종 자유분방했다.클린턴 대통령이 전직대통령과 정상회담 선언문에 서명하는 동안 청중이 무리지어 자리를 떴음에도 경호원을 비롯,누구하나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전.현직 대통령들과 무대위에 앉아 있던 청소년들은 전국고등학교 연합 재즈밴드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그러나 노래가 끝나자마자 일부 학생들은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달려가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일부는 자유롭게 흥에 겨운 춤을 추었다.

…인디펜던스 홀은 76년 미국 독립선언문이 만들어진 곳이며 이날 행사가 벌어진 광장은 인디펜던스 홀과'자유의 종'사이 잔디밭으로 주변이 온통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행사는 폭 1백50,세로 3백 정도인 이 광장의 앞부분 절반 정도에서만 치러졌다.

인디펜던스 홀 앞에 설치된 무대 좌우엔 가로.세로 5 정도의 대형 TV가 설치됐고 무대 한가운데는 대형 성조기로 단장됐다.

…2천여명의 대표단은 이날 오전 행사를 마친뒤 자원봉사 주대표,기업과 정부 대표,비영리 단체 대표들로 나뉘어 분임토의를 벌였다.주제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자원봉사자,비영리 단체들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지에 대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었다.

3일간의 자원봉사대회 일정은 29일 낮 종합정리 토의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필라델피아=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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