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은 귀중한 자원 - 경제학자가 토지관련 이색 주장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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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투기꾼은 말썽꾸러기가 아니라 귀중한 자원이다”. 다소 과격하고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런 주장은,토지와 관련된 경제문제를 연구해온 소장 경제학자가 최근 내놓은'토지세의 경제학-미신과 현실'이란 책에 실린 내용이다.

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의 김정호(金正浩)연구위원은 이 책에서 이런 내용 외에도 토지와 관련된'미신'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앞 부분은'미신'이고,뒷 부분은 잘못된 이유에 대한 설명.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다=땅에 대한 각종 규제 때문에 있는 토지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지,우리의 국토 면적 자체가 절대적으로 좁다고 볼 수는 없다.

▶투기꾼이 문제다=투기는 공급부족에 의한 가격상승의 결과일 뿐,가격상승의 원인이 아니다.투기꾼은 오히려 미래에 대한 좋은 정보를 싼 비용으로 만들어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

▶토지는 실수요와 가수요가 따로 있다=진정한 의미에서 실수요와 가수요는 구분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의미도 없다.통상적으로 직접 사용하는 사람을 실수요자로 부르는데,이는 잘못된 것이다.

호텔 이용객을 실수요자라고 부르고,호텔 주인을 가수요자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땅에서도 마찬가지다.

▶1가구 다주택 보유는 사회악이다=주택정책의 모든 근간이 1가구 1주택을 기준으로 세워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집을 가질 수 없는 저소득층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한 사람이 여러 채의 주택을 가지면 이 사람은 이들을 임대하기 때문에 집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金위원은 이런 지적을 내놓으면서“토지문제의 핵심은 지나친 토지이용 규제로 공급이 억제돼 있다는 것,그리고 소액투자자를 대신해 부동산투자를 해줄(주식의 증권회사처럼) 기업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라면서“해결책은 규제 완화를 통한 토지공급 확대와 부동산투자신탁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신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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