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26. 국립국악원 - 외국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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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일본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유일한 국립 연주단체인 궁내청식부(宮內廳式部)직악부(職樂部)는 정악과 민속악을 함께 연주하는 한국의 국립국악원과는 달리 아악,즉 정악(正樂)만을 전승.연주하고 있다.일본의 전통음악은 크게 아악과 민속악,그리고 고토(箏).샤미센(三味線).샤쿠하치(尺八)등의 방악(邦樂)으로 나눌 수 있다.현재 직악부에 근무하고 있는 악사(樂師)는 모두 25명.국가공무원 신분으로 수석악장.악장.악장보.악사로 직급이 나누어져 있다.이밖에 악사를 양성하기 위해 악생(樂生)제도를 두어 예과 3년,본과 7년 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악생의 응시자격은 악사의 자제 외에 중학교 과정을 마친 16세 전후의 남자.청음.발성.신체검사등 간단한 시험을 치른 후 평생 음악의 길을 걷게 된다.악생들은 매일 오후3시까지 음악을 공부한 다음 부설 야간학교에서 일반 고교과정의 수업을 받고 있다.

각종 의식이나 향연등 궁중행사때 연주를 맡는 것 외에 56년부터는 궁내청(宮內廳)에서 매년 봄.가을 3일씩 일반인을 위한 공개연주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매년 2~3회 궁내청이 아닌 일반 연주회장에서도 공연을 갖고 있다.55년부터 악부가 연주하는 모든 아악은 국가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수석악장을 비롯한 악사 전원이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다.단원 처우도 최고 수준이며 평생 일터가 보장된다.중도에 악사 자리를 포기하고 사회로 나가는 경우에도 전통악단을 이끄는 아악의 지도자로 존경받으면서 활동하고 있다.

〈이지선(李知宣):도쿄 오차노미즈여대 대학원 인간문화연구과 비교음악학 박사과정〉

◆인도=전통음악 보존에 관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다.음악대학에서 서양음악을 전혀 가르치지 않기 때문.영국 식민지 시절에도 인도는 음악의 전통을 지키는데 성공했다.바이올린도 인도에 들어와서는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로 흡수되고 말았다.서양음악을 배우려면 사설학원이나 외국인 학교로 가야 한다.그래서 인도 국민들은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다.

국립국악원에 해당되는 국립기관은 델리에 있는 상기트 나탁 아카데미(음악.무용.연극원)와 캘커타에 있는 상기트 리서치 아카데미(전통예술원).상기트 나탁 아카데미는 정부 지원을 받아 인도 전역의 민속음악과 춤을 연구하고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뭄바이.마드라스등에 지부를 두고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상기트 리서치 아카데미는 실기 위주의 전문 연주자 양성을 위한 기관.스승과 제자가 숙식을 함께 하는 전통적인 도제방식으로 음악을 전승하고 있다.

〈김창수(金昌洙):인도 바라나시 힌두대 예술대 졸업.서울대 음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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