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성질 부리다간 다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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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승부의 외줄타기를 하는 프로야구 투수들에게 지도자들은 '포커 페이스'가 되라고 주문한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평상심을 지키라는 뜻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글러브를 집어던지고 물통을 걷어차기도 한다. 그 정도로 화가 풀리면 다행이다. 잘못하면 몸이 망가지는 수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의 간판투수 스기우치 도시야(23.다이에 호크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왼손투수 스기우치는 지난 1일 롯데 머린스와의 홈경기에서 만루홈런을 맞는 등 2회까지 7안타 7실점으로 망신을 당했다. 열이 뻗친 스기우치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주먹으로 의자를 마구 쳐댔다. 분이 풀리지 않아 씩씩댔지만 결과는 양손 뼈가 모두 부러지는 큰 부상. 수술까지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 사다하루(王貞治) 다이에 감독은 "분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선수를 하는 건가. 절대로 해선 안 되는 행동이다"며 크게 화를 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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