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조업단축 긴급점검 - 외국의 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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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의 선진 자동차업체들도 80년대말 호황을 겪은 뒤에 90년대초부터 94년까지 몇년동안 불황의 터널을 지나왔다.

87~88년간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내수판매는 1천6백만대 정도로 최고조에 달해 한창 좋은 시절을 보냈다.그러나 92년부터 과잉생산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판매부진은 94년에 최악에 달해 내수판매는 1천3백만대로 뚝 떨어졌다.

그러자 미국 자동차 빅3(포드.GM.크라이슬러)는 불황극복전략을 강구했고 이에 힘입어 95년이후에는 경기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포드의 불황극복전략이 눈길을 끈다.포드는 내수부진 극복전략을 해외에서 찾았다.

미국 자동차 대부분이 중형급이상임에 반해 유럽은 배기량이 적은 소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포드는 미국.유럽.호주등으로 흩어져 있던 소형차 개발의 각 단계를 모두 영국 런던으로 집중시키고 93년 그곳에 소형차 본부를 두었다.이곳에서 소형차의 섀시.엔진.디자인개발.생산.마케팅까지 총괄함으로써'집중'의 경제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또 포드는 96년 레바논 출신으로 과감한 감량경영을 펼쳐'잭 나이프'라는 별명까지 붙은 잭 나세르사장의 취임이후 불필요한 사업을 털어내는 작업도 벌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 주위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몇개 차종의 생산라인을 정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이었다.나세르사장은 70~80년대 미국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차로 꼽힌 선더버드의 생산을 전격 중단했다.

선더버드는 단종되기전에도 연간 4만~5만대가 팔릴 만큼 오래된 차면서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결정은 미국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나세르사장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버리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과 신차개발에 힘을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그것이 바로'1센트씩 1천억개줄이기'운동이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포드의 올 1분기 매출이익은 1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25%의 성장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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