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기 생산 제각각 KS규격 4.5%뿐 - 대한상공회의소 420개사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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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운송.보관.하역.포장에 사용되는 자동창고.래크.컨베이어.팰릿등 물류기기의 모델과 규격이 회사마다 제각각이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물류센터를 자동화하고 첨단물류장비를 도입하면서 물류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과는 달리 물류현장의 최일선에서 움직이는 물류기기의 표준화가 엉망이어서'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4백20개 물류기기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물류기기.시스템 공급총람'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5년 한햇동안 한국산업규격(KS규격)에 맞춰 만들어진 물류기기는 고작 4.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업계가 KS규격을 무시한채 제작한 것으로 55.7%는 물류기기를 사용할 업체가 모델과 규격을 주문한대로 만들었고 35.9%는 물류기기 제작회사가 일방적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류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 기술수준이 낙후돼 있어 표준규격을 제작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류기기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표준규격을 도입할 경우 다른 시스템을 줄줄이 바꿔야 하는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다 보니 당장 쓰기에 편한 규격을 선호하는 실정이어서 물류표준화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상의 민중기(閔仲基)이사는“기업들마다 서로 다른 규격의 물류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물류활동에 비효율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물류비 절감을 위해 물류 시스템 개선도 중요하지만 물류기기 표준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자동창고와 무인반송차량(반송차.견인차.지게차)은 표준규격이 아예 전무한 상태다.리프컨처럼 컨베이어와 엘리베이터를 합친 기능의 수직반송기,화물을 목적지별로 구분하는 소팅시스템,제품을 창고에서 주문대로 꺼내는 피킹시스템도 표준규격이

전혀 없어 물류 표준화에 커다란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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