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초.재선급이 발족한 '새로운 모색'(공동대표 김영춘.송영길) 등 겁없는 소장의원 모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권력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열린우리당에는 '실세'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의 당내 역할을 인정치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선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밀었던 이해찬 의원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실세들의 입김이 통하지 않은 사례다. 과거 정권엔 없던 일이다. 앞서 천정배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직격해 낙마시키기도 했다.
최근엔 한 걸음 더 나아가 노 대통령이 당과 청와대의 공식 창구로 지정한 문희상 정치특보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류가 일고 있다. 아예 실세와의 한판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새로운 모색'의 한 회원은 "공식적인 시스템을 통해 청와대 입장을 전달해야지 창구는 무슨 창구냐"고 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당이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체제는 안 된다"며 "지금 물밑에선 거대한 줄다리기와 충돌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문 특보가 제기한 민주당과의 합당론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왜 나한테 문제제기를 하느냐"며 "그게 다 대통령에게 그러는 것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당.정부.청와대 공식 채널이 마련되고 6.5 재.보선이 임박하면서 정면충돌은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재.보선 이후 다시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정.청 고위 정무회의 멤버로 문 특보가 참석하는 게 마땅치 않다는 의원도 있다. 아직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이미 신기남 당의장.천정배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실세'를 타깃으로 싸우면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사례를 목격한 바 있다.
강민석.김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