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질병그리고의사>12. 내분비 질환 - 성 호르몬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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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호르몬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의 대상이 바로 성호르몬이다.남성호르몬의 전단계 물질인 DHEA가 정력증강제로 오인돼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반영한다.

가장 흔한 오해는 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면 성력이 증강된다는 잘못된 믿음.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남성호르몬이 털과 근골격을 자라게 하고 목소리를 굵게 하는등 사춘기 남성의 2차 성징을 나타내는데 필수적 역할을 맡고 있고 성욕을 증강시켜주긴 하지만 그 자체가 발기부전.조루등 성기능 장애마저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호르몬이 지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남성의 경우 정소에서 테스토스테론,여성의 경우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중년을 거치면서 분비량이 감소된다.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야 한다는 이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특히 여성호르몬 요법은 폐경여성의 건강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과거 이 요법은 호르몬이란 단어가 주는 거부감과 유방암 공포 때문에 의사들간에도 극심한 반대 이론이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치료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1만5천달러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다는 영국 옥스퍼드대 비용효과 분석결과도 나와 있을 정도.

남성호르몬 전단계 물질인 DHEA의 경우엔 남성호르몬제제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장점.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장시간에 걸친 충분한 검증이 아직 부족한 만큼 여성호르몬 요법에서 볼 수 있는 확실한 건강효과는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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