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박철우 5세트 8득점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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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번 시즌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쌍포는 박철우(23·라이트 )-앤더슨(21·레프트)이다. 후인정(34)이라는 베테랑 거포도 있지만 김호철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선 라이트 공격수로 박철우를 선발 투입한다. 삼성화재와의 시즌 개막전(3-1 승) 및 단독 1위로 올라선 2라운드 대한항공(3-1 승) 전에서도 박철우가 선발로 나왔다.

“후인정이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팀을 끌고 가기 위해선 박철우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측면 공격수치고 장신(1m99㎝)인 박철우는 왼손잡이에 팔 스윙도 빨라 상대가 수비하기 까다롭다.

박철우는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것도 3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뛰면서도 팀 내 최다인 25득점을 올렸다. 8승2패를 마크한 현대캐피탈은 2위 삼성화재(7승3패)와의 간격을 한 게임 차로 벌리며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LIG전 8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반면 LIG(5승5패)는 5할 승률도 위협받게 됐다.

이날 김호철 감독은 박철우 대신 후인정을 라이트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박철우에게 휴식을 주려는 배려였지만 1라운드 맞대결에서 후인정으로도 LIG에 3-0으로 완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IG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세트를 내준 LIG는 2세트 들어 후인정의 공격 성공률을 16.67%로 떨어뜨리며 세트를 가져갔다. 여기서 김 감독은 박철우를 호출했다. 3세트부터 들어온 박철우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코트를 누비며 거푸 강스파이크를 터뜨렸다. 3세트에만 10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71.43%나 됐다.

하지만 이는 5세트 ‘원맨쇼’의 서곡에 불과했다. 3, 4세트를 주고받아 맞선 마지막 세트. 직선으로 강하게, 때로는 틀어치고, 여기에 강약까지 조절하는 박철우의 스파이크가 터질 때마다 현대캐피탈의 점수판은 팍팍 올라갔다. 5세트 시작과 함께 팀의 3득점을 몰아 올린 박철우는 9-8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팀이 얻은 5연속 득점 가운데 4점을 책임졌다. 박철우는 5세트에서만 무려 8점(공격성공률 80%)을 기록했다.

천안=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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