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춘천고 뚝심이 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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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배재고-강릉고 경기. 1회 말 배재고의 2루 주자 이동경이 후속 타자 신종엽의 안타 때 홈까지 뛰어들었으나 태그아웃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춘천고가 28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3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KT 후원) 1회전에서 경남고를 2-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구도(球都) 부산에서는 이번 대회에 경남고.부경고 두 팀이 참가했으나 모두 1회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광주 동성고는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되는 제주관광고를 11-0, 7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치고 2회전에 진출했다.

◆ 동성고 11-0 제주관광고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선수가 모두 10명에 불과한 제주관광고는 이날 3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유일한 '전업 투수'인 김요한이 선발로 나섰고, 4회부터는 내야수 김기태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마지막 투수는 10명 중 유일하게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내야수 이슬기였다. 3학년인 김요한이 졸업하면 투수는 한 명도 남지 않는 상황이다.

동성고는 4회까지 제주관광고의 저항에 막혀 경기를 쉽게 풀지 못했다. 하지만 5회 초 타자일순하며 6점을 뽑았고, 7회 초 2점을 보태 경기를 마무리했다. 9안타 중 2루타가 6개나 됐으며 9개의 사사구(6볼넷.3사구)를 얻어냈다. 동성고 투수들을 상대로 5안타를 뽑은 제주관광고는 7회 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자 불발로 영패를 면치 못했다. 올해 고교 최대어로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동성고의 '괴물 투수' 한기주는 출전하지도 않았다.

◆ 춘천고 2-0 경남고

8회까지 전광판은 모조리 0이었다. 팽팽한 투수전. 0의 행진은 춘천고의 마지막 9회 초 공격 때 막을 내렸다. 1사 후 3번 타자 이정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4번 박경진이 3루 앞 땅볼로 아웃, 또 득점에 실패할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5번 타자 이인영의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다. 2루 주자 이정민이 홈을 밟았고, 박승완의 3루타로 이인영마저 홈으로 불러들였다. 1m90㎝ 장신인 경남고 선발 김유신은 8회까지 2안타.2볼넷만 내준 채 삼진 6개를 곁들이며 호투했지만, 마지막 한 이닝을 막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춘천고 선발 양승진은 5피안타.2사사구로 완봉승했다. 조용섭(제물포고)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완봉승이다. 김유신에 비해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으로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장혜수 기자<hscha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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