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린 LA다저스 마운드 - 박찬호, 개막전 덕아웃서 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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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미 프로야구가 2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개막돼 팀당 1백62게임을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박찬호(23.LA다저스)는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개막전을 불펜이 아닌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구원투수였던 지난시즌엔 돌발적인 경기 투입에 대비해 불펜에서 경기를 지켜봐야했으나 선발투수가 된 올해는 격이 달라져 등판예정일인 오는 6일까지 별도의 임무가 없어 덕아웃에 앉아 있게 됐다.그러나 덕아웃에 앉아있는 박찬호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자신을 아껴준 선배 톰 캔디오티(39)의 자리를 빼앗은 것같아 못내 개운치않은 뒷맛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찬호에게 선발 자리를 빼앗긴 노장 너클볼 투수 톰 캔디오티는 이날 필리스와의 개막전 9회초에 구원등판했다.3-0으로 뒤진 상황에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서였다.지난해였다면 박찬호가 등판했을 시점이었다.캔디오티는 9회초 삼진 2개를

빼앗으며 필리스 타선을 3자범퇴시켰다.

캔디오티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서는 순간 악수를 건네며 가장 먼저 그를 반긴 선수는 박찬호였다.박은“내가 잘 던진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캔디오티는 구원투수로 밀려난 뒤에도 박찬호에게 도움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개막전 경기에 앞서 캔디오티는 박찬호에게 “상대팀의 비디오도 보고 계속 많이 공부하라”고 당부한 뒤 불펜으로 향했다.다저스는 이날 타선이 침묵,3-0으로 완패했다.

한편'야구천재'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 매리너스)는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전에서 연타석 홈런(1회,3회)을 날렸고'풍운아'앨버트 벨(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개막축포를 쏘아 올렸다.

매리너스와 화이트삭스는 두 슬러거의 맹타에 힘입어 각각 4-2,6-5로 첫 승을 기록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간의 교류경기(인터리그)가 신설돼 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LA=허종호 기자]

<사진설명>

박찬호가 필리스와의 홈 개막전 행사에 나와 LA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LA지사=이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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