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케이크, 누가 제일 처음 먹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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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밀 재배 역사와 함께 발전한 먹거리
19세기 산업혁명 거치며 일반에게 보편화

언제부터인가 생일, 크리스마스 등 축하해야 할 날과 특별한 날 우리 손에 꼭 들려있게 된 케이크. 우리가 즐겨 먹는 케이크는 대체 언제부터 만들어 지기 시작한 걸까?
전 세계적으로 수 천 가지 종류가 있는 케이크는 인류가 곡식을 재배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만들어 졌다고 한다. 기원전 2000년에 만들어진 이집트 벽화에서 발견한 밀가루로 반죽하는 사람 그림은 밀을 재배하고 제분하면서부터 케이크를 만들었다는 가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고대의 케이크는 곡물을 짓이긴 후 물을 섞어 그릇에 구워낸 형태였다. 빵에 가까웠던 고대 케이크에 지금과 같이 달콤한 맛이 더해진 것은 그리스 시대다. 그리스 시대에 사람들은 꿀을 사용해 단 맛을 냈으며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넣은 다양한 맛의 케이크를 선보였다.
그리스 제빵 기술이 로마로 이어지면서 케이크는 더욱 다채로워졌다. 이 시기에 이미 제빵사와 제과사의 구분이 있었다고 하니 로마 시대의 음식 문화가 얼마나 발전했을지는 짐작할 만 하다. 로마시대에는 케이크가 신에 대한 제물로 사용됐으며 유럽에서의 기독교 전파와 함께 종교적 음식으로 자리 매김했다. 당시 유럽 사람들은 여러 달 보전할 수 있는 과일 케이크와 생강빵을 주로 만들었다. 케이크를 만드는 데 비싼 재료를 사용하게 되면서 중세 시대 케이크는 교회와 귀족들을 위한 고급 음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케이크(cake)’란 단어는 13세기 전부터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장했다. 이 단어는 빵, 과자를 뜻하는 고대 노르웨어 카카(kaka)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지금 먹는 케이크와 같이 둥근 형태에 여러 가지 아이싱을 한 케이크는 17세기 중반 유럽에서 시작했다. 17세기에 오븐이 만들어 지면서 오븐음식이 나오기 시작한 것. 이 당시 쟁반 위에 둥근 모양을 놓는 케이크 틀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케이크 팬은 금속,
나무,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신대륙으로부터 설탕과 향신료가 들어오고 계란을 케이크에 사용하면서 케이크는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처음으로 케이크 위에 장식되었던 아이싱은 설탕, 계란 흰자, 향신료 등을 끓여서 만들었다. 케이크에 아이싱을 붓고 다시 한 번 오븐에 구워서 빠르게 식혀 모양과 광택을 유지하는 것은 당시 유행했던 케이크 레시피다. 19세기 초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케이크는 귀족을 넘어 일반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음식이 됐다. 철도의 개발로 재료 공급이 쉬워지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19세기 중반에는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한 케이크가 나오기 시작했다. 버터, 크림, 설탕을 이용한 버터크림 케이크는 20세기 초부터 등장했다.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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