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앨 고어 미국부통령 중국방문 - 89년이후 최고위급 처음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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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앨 고어 미국부통령의 방중(訪中)은 미.중 양국이 고위급인사 상호방문과 대화를 통해 신뢰증진과 관계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특히 이번 방문은 천안문사태 이후 중단됐던 양국간 최고위급 인사 상호방문의'물

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양국 관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고어 부통령이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리펑(李鵬)총리등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회담에서 제기할 의제중에는 껄끄러운 사안들이 수두룩하다.우선 중국의 대미(對美)정치헌금 스캔들을 비롯,중국내 인권과 대만문제,지적재산권,무역역조 시정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은 양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들이다.

물론 이번 회담에서 양국간 합의도출 여부는 미지수다.하지만 양국 관계자들은 최고지도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 자체만도 비중을 두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특히 중국은 고어 방문에 때맞춰 미 제너럴

모터스사.보잉사와 20억달러에 달하는 자동차공장 설립과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등 양국관계의 복원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다.한편 고어 역시 당(唐)의 고시(古詩)를 인용,“(장엄한 광경을)더 멀리 보고 싶으면 보다 높이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라고 화답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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