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감독 확실한 1번타자 확보 표정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팀내에서 머리가 가장 좋고 1루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많이 알고 있어야한다.정확한 선구안과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갖춰야한다.누상에 나가서는 투수의 기분을 상하게 해 리듬을 흐트러뜨리고 볼배합이나 포수의 사인을 훔쳐 동료들

에게 전달할 줄도 알아야한다.

'첨병'으로 불리는 1번타자의 자격요건이다.그런데 이를 충족시킬 선수들이 각팀에 모두 있는 게 아니어서 8개 구단 감독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팀마다 이종범(해태)이나 유지현(LG)같은 타자가 있다면 아무도 고민하지 않겠지만 형편

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번타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통감한 팀은 삼성.무려 12명이 1번타자로 기용됐다.맨 앞자리가 들락날락하다보니 타순 전체가 균형없이 흔들렸고 선수들조차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지못하고 우왕좌왕했다.백인천감독은 올해

3년차 신인급인 최익성(25)에게 중책을 맡겼다.최는 베로비치 전지훈련에서 오픈 스탠스로 타격자세를 교정했다.문제는 매일 기용될수 있을만큼 꾸준한 성적을 올려주느냐다.김인식(OB)감독은 지난해 부상으로 결장했던 김민호(28)가 재

기,1번자리를 맡게돼 요즘 매일 웃는다.김은 95년 0.288의 타율에 도루 47개를 기록해 팀 우승의 주역이 됐던 선수.

한화와 쌍방울은 송지만(24).강석천(30.이상 한화),김광림(36).김실(30.이상 쌍방울)을 놓고 저울질중이다.아무래도 다른 팀에 비해 1번의 무게가 덜 나간다.롯데는'독사'전준호(28)가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톱클라스의 1번

감.전은 93년 75도루,95년 69도루등 홀수해에 강한 면을 갖고있어 올해 기대가 크다.현대는 신인 최만호(23)에게 중책을 맡겼다.지난해 신인왕 박재홍(24)이 일으켰던 돌풍을 다시한번 기대하면서.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