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시아파 - 美軍 나자프 휴전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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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0여일간 지속된 이라크의 나자프 유혈충돌 사태가 사실상 끝났다. 과격 시아파 지도자 알사드르가 26일 온건 시아파 지도자들과 나자프 유혈충돌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군은 27일 당분간 군사작전을 중단키로 화답했다. 댄 세너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대변인은 이날 "연합군은 나자프 유혈충돌을 종식시키기 위해 역할을 다할 의향을 갖고 있다면서 나자프에서의 공세적 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군은 정부기관과 이라크 경찰서 등에 대한 경비병력만 일부 남기고 나자프 외곽지대로 철수할 것이라고 대변인은 밝혔다.

이에 앞서 26일 밤 알사드르 측은 무와파크 알루바이 등 과도통치위원들의 중재로 나자프의 시아파 지도자들과 협의를 하고 미군이 철수한다면 마흐디군도 나자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수세에 몰린 알사드르 측이 먼저 휴전을 제안하면서 사태가 수습국면으로 전환된 셈이라 할 수 있다. 4월 중순 시작된 미군의 알사드르 체포와 저항세력 소탕작전으로 수백명의 마흐디군이 사망하는 큰 피해를 보자 알사드르는 더 이상 전투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군도 알사드르의 체포 강행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6월 30일 주권이양과 금명간 새로운 이라크 유엔 안보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나자프에서의 유혈충돌 상황을 일단락 짓겠다는 게 미국의 계산이다. 하지만 미군은 나자프에 대신 투입될 이라크 정규군이 전략적 거점들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조건을 달아 이번 합의가 완전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낙관하기 힘든 상태다.

한편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6월 30일 출범하는 임시정부의 총리 후보로 시아파 교도인 이야드 알라위를 만장일치로 지명했다. 내과의사이기도 한 알라위는 이라크 정보장교 출신으로 집권 바트당의 당원으로 활동했으나 1971년부터 해외 망명생활을 하며 반 후세인 활동을 벌였다.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알라위의 후보 지명을 지지했다고 과도통치위원들이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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