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에산다>전화번호 적힌 판촉물로 일석이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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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고객이 바깥에 게시된 광고를 보고 펜을 꺼내 전화번호를 적어야 한다면 그 광고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아파트단지등에는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이런 광고물에는 자신의 연락처가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최근에는 광고물의 아래 부분에 전화번호를 잔뜩 적어놓고 원하는 사람들이 한 조각씩 뜯어갈 수 있도록'머리

를 쓴 것'도 등장했다.미국에도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연결시킨 사람이 있다.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조그만 목재가공업체를 운영하는 빅터 모리스는 자기 가게를 광고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가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아냈다.따로 광고를 할만한 여유가 없었던 그는 5년동안 자신의 트럭에다 가게 전화번호를 써놓고 다니면서 광고를 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모리스는 뭐가 잘못됐는지를 따져봤다.결국 차를 이용한 광고 자체는 괜찮았지만,요즘 사람들이 펜을 꺼내 전화번호를 적지는 않을 것이란데 생각이 미쳤다.그래서 연락처를 원하는 고객들이 광고물을 쉽게 빼갈 수 있도록 된 명함크기보다 약간 큰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들어냈다.차나 문등에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신 고안품의 이름은 '차량주머니(Vehicle Pocket)'.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모리스는 동업자 2명을 끌어들여 이 제품을 생산해 파는 회사를 따로 설립하고 특허도 신청했다.

9달러95센트짜리 이 제품은 주로 카펫청소업이나 페인트가게등 광고비를 많이 쓸 수 없는 작은 상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말까지는 5만개의 차량주머니가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그는 자신의 회사가 5년안에 1천만달러짜리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다.이 제품 덕분에 자신의 본업인 목재가공 주문도 예전보다 두배이상 들어 오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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