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오류 아닌 당 시스템 오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28일 오후 민주노동당의 한 당직자는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인터넷선거 연기 사태와 관련, "정말 망신"이라고 말했다. "창창하던 당의 앞날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고도 했다.

민노당의 경선 연기로 인한 분란이 자꾸 확대되는 양상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사과 성명까지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당 선관위도 전날 사과성명을 내면서 당초 29일로 잡은 전당대회를 다음달 6일로 연기했다.

지도부는 성명에서 "총선에서 지지해 준 국민과 당원들께 거듭 죄송하다"며 '당 혁신'을 다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거센 비난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선거 연기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잘못이 아닌 심각한 당 시스템의 오류"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모른다"며 "사과 성명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당내에선 관련자를 징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당 홈페이지엔 "단 한번의 실수로 지금까지 쌓아온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다" "선거와 당 대회 연기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확인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당원이라고 주장한 한 사람은 "지도부 중 일부가 의원직에 연연해 당의 일정을 소홀히 하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연한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지도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강갑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