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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대입] “한·일 명문대 입시 기출문제로 출제 유형 익혔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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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일반고 출신…시험 정보 찾아 삼만리” 위군은 일반고에 재학하는 지방 토박이지만 특목고 출신들이 많이 치르는 국비유학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그 뒤에는 자신의 교육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숨어 있었다.

위군은 지방에 있어 시험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다. “주변에 학원은 커녕 함께 준비하는 사람도 없어,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조차 몰라 불안했어요.” 위군은 당시 수험 생활이 한마디로 “갑갑했다”고 말했다.

위군은 방학 때면 서울의 한 전문학원을 찾아가 강좌와 입시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었다. 모의고사로 자신의 합격 가능성과 학습 수준도 점검했다.

학기 중에는 인터넷에서 출제 유형부터 관련 수험서까지 시험 정보를 모두 모았다.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합격생들의 수험 노하우와 정보를 교류했다.

일본온라인서점인 기노쿠니야(www.kinkuni ya.co.jp)에서 일본 대입 수험서와 문제집을 구입해 탐독했다. 문제가 일본의 대입시험과 비슷하다는 정보를 듣고 이에 맞춰 시험 준비를 했다.

출제 범위는 수학 미·적분, 물리II, 화학II까지며 영어는 고교 수준으로 출제된다. 일본교육과정에 맞춰 나오므로 물리의 도플러 효과, 유·무기화학 등 우리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위해 물리와 화학은 대학 신입생용 기초개론서까지 찾아 공부했다. 문법 문제가 많은 영어는 문법서로 개념을 정리했다. “틀린 문제는 문제 해결력을 터득하기 위해 수없이 반복해서 봤어요. 그래도 모르면 문제를 통째로 외워버렸고요.” 2008 대한민국인재상을 받은 위군은 물리공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위군은 “충분한 정보 수집으로 출제 유형에 맞춰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고교 교과서 공부…실력부터 체크를” 김군은 지난해 한국외대부속외고를 졸업했다. 수능 시험을 치렀지만 지원서를 쓰지 않았다. 의대를 꿈꿨지만 적성과 맞지 않는다고 느껴 생각을 접었다. 대신 일본국비유학시험을 보려고 재수를 결정했다. 국비유학시험에 실패할 경우 이를 핑계로 준비를 소홀히 한 수능도 망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1년 내내 그를 괴롭혔다.

김군은 “수학 문제가 예전의 본고사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서울대 본고사 문제집을 구해 풀었다”고 말했다. 또 교토대·오사카대 등 일본 주요 대학 홈페이지에서 대입 기출 문제를 구해 출제 유형을 익혔다.

『수학 정석』 심화학습서의 기본문제를 암기할 때까지 반복해 풀면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개념과 접근법을 익히는 공부를 했다.

고교 재학 때 배우지 않은 물리II 공부에도 별도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교과서를 구입해 이론을 독학하고 대학 서적인 일반물리학으로 지식을 넓혔다.

실험 순서에 따라 사고력을 키웠다. 물리는 한 실험과정을 제시한 뒤 서로 연계된 문제 4~5개를 제시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앞 문제를 풀어야 뒤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수학적 계산과 물리법칙의 응용이 복합된 문제여서 평소 난해했던 물리 개념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화학은 일본 고교 교과서를 구입해 공부했다. 같은 화합물이라도 구조식과 시성식을 쓰는 형식이 차이 나는 등 교육 내용이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김군은 “시험문제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수능과 함께 준비하면 둘 다 망칠 수 있다”며 “자신의 실력이 합격권인지 먼저 파악한 뒤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군은 기술공학경영 관련 시스템 창성을 공부할 계획이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한일공동이공계학부유학생 선발 시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한다. 올해가 마지막 10회째이지만, 13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를 연장하기로 양국이 합의한 상태다. 시험은 수학·물리·화학·영어이며 배점은 각 100점, 시험시간은 각 90분, 문제는 객관식과 주관식 혼합형이다. 시·도별로 시행되는 1차 전형을 통과해야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은 내신으로, 경기도는 내신·모의고사·검정고시·경시대회 중 택1로 응시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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