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공격.수비전문 식스맨 전성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프로농구도 전문화시대.어설픈 만능보다'딱부러져야'살아남는다.

한 선수가 전경기를 뛰기 어려운 프로농구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제몫만 해준다면 감독도 그 선수를 믿을 수밖에 없다.

기량은 다소 떨어져도 3점슛이 확실하거나 공격력은 약해도 수비력이 뛰어나면 일단 쓸모가 있다.

SBS 김동광감독은 장거리포로 점수 차를 좁혀야 할 경우 슈터 김재열을,상대팀 리딩가드나 슈터를 잡고 싶으면 박성수를 투입한다.

김은 슛동작이 다소 늦어 꾸준히 기용되긴 어렵지만 찬스에서는 틀림없이 림을 흔든다.

박은'수위아저씨'라는 별명처럼 상대선수가 하프라인을 넘자마자 물고 늘어지는 파이터.

기아의 최인선감독은 수비의 귀재 이훈재를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다.11일에는 SBS의 테크니션 제럴드 워커를 막는데 이를 기용,재미를 봤다.

이훈재는 수비전문으로는 비교적 큰 키(192㎝)와 빠른 발놀림으로 가드와 센터를 다 마크할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다.

대우 최종규감독은 포워드 정재헌이 부진하면 언제든지 석주일을 교체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고 수비력을 강화한다.

석주일은 연세대 농구부가'수비전문'으로 키운 선수다.

최감독은 또 가드 마이클 엘리어트가 단독플레이를 일삼으면 주영준과 이원혁으로 바꾼다.

특히 이원혁은 우지원의 슛찬스를 만들어주는데 뛰어난 기량을 보여'우지원 전문 파트너'로 꼽힌다.

동양의 박광호감독은 3점슈터로 이현주,수비전문으로 허남영과 박영진을 활용해 포스트의 약점을 메우고 있다.

상위팀들과 달리 삼성.현대등 하위팀들은 내세울만한 식스맨이 없다.“마음놓고 멤버를 바꾸기가 어렵다”는 두 팀 사령탑의 고백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