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천재’ 송유근 내년 봄 대학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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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년’으로 불리는 송유근(11·사진)군이 내년 새 학기 대학원생이 된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은 15일 송군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군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군은 초등학교 6학년 나이가 되는 내년에 대학원생이 된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출자해 세운 대학원으로, 학생들은 각 연구소에서 도제 식으로 공부하게 된다. 송군의 지도교수는 박 원장이 맡을 예정이다.

송군은 2006년 인하대 물리학과에 입학, 올 3월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했다. 인하대에서는 53학점을 취득했으며 학점은행제에서 자격증 취득 등으로 115학점을 취득, 학사 인정에 필요한 140학점보다 많은 168학점을 이미 땄다. 이번에 인하대를 자퇴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송군의 어머니 박옥선씨는 “유근이가 인하대에서 교실 수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라며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싶어 조기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원장의 적극적인 후원 의지가 크게 도움이 됐다.

송군이 대학원생이 되면 적은 한국천문연구원에 두게 된다. 여기서 박 원장으로부터 물리학자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교육을 받고, 연구도 하게 된다. 보현산 천문대 등에서 천체를 관측해 분석하는 작업도 하게 된다.

박 원장은 “송군이 초등학교 4학년 나이에 미적분을 풀고, 3차원 운동을 기술할 줄 아는 것을 보면 천재가 맞다”며 “이런 천재가 사장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송군의 지도를 혼자 하지 않고 유능한 교수 서너 명이 돌아가면서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에 몇 달씩 유학 보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 원장은 “연구 성과와 학업 성취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될 때까지는 박사학위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송군이 어떤 연구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학자로서 기초를 다져놓는 것이다.

송군은 만 6세인 2004년 8월 정보처리기능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교 과정까지 모두 검정고시로 학력을 인정받아 인하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원에서는 천체물리학 분야의 초끈이론·빅뱅이론 등을 공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박 원장의 전언이다.

그는 2005년 10월 인하대 2학기 수시모집 자연계열에 응시, 물리 분야에서 뛰어난 재량을 보여 국내 최연소 대학생으로 합격했다. 인하대 측은 송군을 위해 물리분야 교수와 어머니 등 7명으로 ‘송유근 위원회’를 구성해 특별 지도했다.

송군이 인하대를 떠난다는 소식에 대학 측은 15일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 관계자는 “송군이 우리 대학에서 학사는 물론, 석·박사 과정까지 모두 마치면 좋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전공이 우리 대학에 없어 아쉽다”며 “송군이 대학을 떠나도 그동안 소중한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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