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BI, 중국 헌금로비 조사 - 공화당 특별검사 공세 파문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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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이 미국 선거와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1백80만~2백만달러의 자금을 마련,'돈세탁'을 거치며 워싱턴 정가에 정치자금을 유입시켜 왔다는 정보와 증거를 미 연방수사국(FBI)이 입수,뒤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화당은 이와관련,사건의 공정한 조사를 위해 법무부에 특별검사 임명을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며 의회차원의 조사도 중국정부가 민주당 출신의원과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조직적인 헌금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밝혀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

선거자금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워싱턴 정가는 이로써 더 큰 충격파 속으로 빠져들었으며 사태진전에 따라서는 미.중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여성의원 다이앤 페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사진)은 9일(현지시간) 자신이 지난해 6월 FBI로부터“중국 정부가 아시아계 기부자들을 통해 상원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려 한다”는 비밀 브리핑과 함께 이를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전 LA시장이었던 페인스타인 의원은 상하이(上海)와 LA의 자매결연을 하는등 미.중관계 개선에 앞장서온 인물이다.그는 FBI의 브리핑을 받기전에 이미 리포그룹 관계자들이 기부했던 1만2천달러를 돌려

주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짜 1면 머리기사로“페인스타인등 6명의 상원의원이 FBI로부터 조심하라는 주의를 받았다”고 폭로했고 이어 ABC-TV도 저녁뉴스부터“주의를 들은 의원은 30명이나 되며 중국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

기 위해 1백80만달러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FBI 관계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FBI가 중국의 정치자금 로비 기도를 처음 알아낸 것은 95년 봄으로 상원이 중국에 대한 최혜국(MFN)대우 연장여부 표결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당시 중국의 MFN 대우는 연장됐었다.

또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자금모금 과정의 불법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법무부 특별조사팀도 그해 12월 민주당 자금책이던 존 황의 행적을 캐다가 중국이 95년 초에 약 2백만달러를 배정,의회는 물론 클린턴 행정부를 대상으로

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영향력 행사'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중국정부의 자금은 중국이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통해 곧바로 민주당등에 전해졌으며 이 과정에서'돈세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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