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번의 泣斬 김현철 뒷감당 어려워 - 與 TV중계 왜 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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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보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특위 활동은 한걸음도 못나가고 있다.여야가 승강이를 벌이는 부분은 증인채택과 TV생중계 두가지.

그나마 증인채택의 경우 여야협상 끝에 우선 60여명을 내부적으로 합의봤지만 TV생중계를 놓고 신한국당은 절대불가 입장을 풀지않고 있다.

신한국당 서청원(徐淸源)총무는 10일 의원총회에서도“생중계는 방송사의 고유권한이므로 이를 여야가 협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증인이나 참고인의 인권 침해도 거론하며 불가 당론을 재확정했다.익명을 요구한 당직자

는“빨리 한보사태를 마무리짓고 싶은 마음은 야당보다 더 절실하다”며“TV생중계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은 바로 현철씨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88년 여소야대 국회때 한차례 운영된 청문회 생중계를 예로 들었다.“면책특권이 있는 만큼 야당의원들은 TV가 생중계되는 가운데 시중의 온갖 소문들을 동원해 현철씨의 한보 관련 의혹을 제기할게 분명하다”는 것.이럴 경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에 이은 당정개편등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여권으로선 새 불씨를 안게되고 도저히 뒷감당을 할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이런 속사정을 간직한 여당으로서 TV생중계를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읍참(泣斬)현철'의 결단과 직결돼 있는 셈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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