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관계개선 임박 - 準고위급회담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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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미 관계개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7일의 북.미 뉴욕 준고위급 회담의 최대 이슈는 상호연락사무소 개설시기.운영및 미측의 대북(對北) 경제제재 완화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군유해 송환문제는 양측이 이미 2차 발굴에 합의한 상태로 특별한 현안이 없는데다 미사일 협상재개는 현저한 입장차이로 어차피 단기간내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에 연락사무소 개설은 미측이 지난해 자국 외교관과 외교문서의 판문점 통과 주장을 양보한 뒤 사실상 양측의 의지문제로 남겨진 상태였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미측이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특히 교착상태에 빠진 미 카길사와의 쌀거래 성사보장등을 미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측은 이에 대해 상징적 수준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양측은 김계관(金桂寬)북한외교부 부부장의 다음주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실무접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북측이 실제로 요구한 경제제재 완화는 미국으로서도 별다른 부담이 없는 정도”라며“양측은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워싱턴 실무회담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다른 소식통은“북한은 최근 워싱턴의

북한 사무소 건물을 물색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했다”며“이달말께 연락사무소 설치가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회담은 오는 7월로 알려진 김정일(金正日) 권력승계에 맞춰 대미관계 개선을 이룩하려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각오하는 미국이 서로의 정치적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얘기다.따라서

북.미 양측은 김계관 일행의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상호 선발대 파견등 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나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최상연 기자〉

북한 김계관대표 성명내용

“오늘 우리는 10시간 이상 논의했습니다.양국은 쌍무관계에서 제기되는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했습니다.조.미(朝.美) 쌍방은 논의된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전진을 추구하기 위해 계속 접촉하고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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