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방크 손정의 사장 아사히 TV주식 왜 넘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호주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포레이션과 일본 손정의(孫正義.사진)사장의 소프트방크가 지난해 6월 매입한 아사히(朝日)TV의 주식 21.4%를 매입가격에 다시 아사히신문으로 넘기기로 한 것은 프로그램(소프트웨어) 확보가 다채널

디지털 위성방송의 관건이란 사실을 역설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매각 결정은 외국자본의 침범에 대한 일본 지상파방송들의 불쾌한 반응을 타개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당초 뉴스코포레이션과 소프트방크는 디지털 위성방송인 J스카이B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아사히TV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

아사히TV를 지렛대로 다른 방송국으로부터도 일본어 방송프로그램을 공급받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곧바로 대책팀을 발족시켰고 다른 지상파방송국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NHK는 J스카이B의 프로그램 공급요청을 딱잘라 거절했다.

일본 우정성도 뉴스코포레이션의 아사히TV에 임원 파견요청을 거부하는등 부정적 반응을 숨기지 않았고 집권 자민당도 이에 동조했다.

이번 매각 결정에는 J스카이B에 자본참여를 추진중인 소니측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3.3%의 대등한 지분을 요구하는 소니는“일본의 지상파방송국과 우정성을 적(敵)으로 돌려서는 J스카이B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식 매각으로 일본 방송업체들이 J스카이B에 호의적 입장으로 돌아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孫사장은“이번 매각으로 아사히쪽과 보다 강력한 협력관계가 맺어졌다”고 강조했지만 아사히신문의 마쓰시타 무네유키(松下宗之)사장은“성심성의껏 협력해 나가겠지만 구체적 내용은 지금부터 결정해 나가겠다”며 일정한 선을 그었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