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필하모닉, 155년만에 여자 하피스트 입단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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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음악계에서 마지막으로'금녀(禁女)의 요새'였던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최초의 여성 정식단원이 탄생했다.

1백5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수개월에 걸친 국내외 압력끝에 지난달 27일 소집된 4시간의 회의에서 여성의 공식입단 허용을 가결했다.

가결 즉시 발효된 이 조치에 따라 빈 필 사상 최초의 정규 여성단원이 된 하피스트 안나 렐케스는“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성의 정규입단은 가망성이 없어 보였다”며 놀라움과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금녀의 벽 허물기는 빈 필 단원 대다

수가 겸하고 있는 국립오페라단 소속 오케스트라에도 함께 적용된다.

74년부터 국립오페라단 오케스트라의 하피스트로 일해온 렐케스는 95년 빈 필의 뉴욕 카네기홀 연주때 처음으로 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했다.그러나 정식단원 자격을 얻지못해 공연.지휘자.레코드 취입등 정책결정에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볼프강 슈스테 오케스트라 대변인은 렐케스에 이어 여성음악가들이 추가 입단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1842년 창단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뉴욕필.베를린필과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고 있으며 해마다 라데츠키행진곡을 연주하는 신년음악회로 유명하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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