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시료 채취’ 의견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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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한국과 미국 대표인 김숙(左)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9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회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북핵 6자회담 이틀째인 9일 각국 대표들은 의장국 중국이 제시한 초안을 토대로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를 집중 토의했다. 핵심 쟁점의 하나였던 시료채취(샘플링)에 관해서는 상당 부분 의견접근이 이뤄졌지만 검증 주체, 대상 등에 대해서는 한국·미국·일본과 북한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합의서 채택은 10일 회담으로 미뤄졌다.

중국이 작성한 4쪽 분량의 검증 문서 초안은 이날 오전 9시50분 전체회의 개막 직후 회람됐다.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휴회를 선포한 뒤 별도의 회의실에서 나머지 5자들과 번갈아 양자협의를 갖고 초안에 대한 각국 의견을 청취했다. 회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가장 먼저 회의실에 들어가 자국 입장을 전달했으며 북한도 두 차례에 걸쳐 중국과 양자 협의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같은 방식의 양자 협의가 오후 7시쯤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전체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초안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으나 핵심 쟁점의 하나였던 시료채취 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실질적으로 이를 담보하는 내용을 기술하는 절충안이 포함됐다. 사이키 아키다카(齊木昭隆) 일본 대표는 “샘플링에 아주 가까운 단어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과학적 절차와 시료채취 등 미국의 요구가 반영돼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중국은 북한이 이 같은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을 펼쳤다고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제시된 초안은 7월 6자회담에서 합의한 검증 원칙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회담에서는 ▶6개국 전문가로 검증단을 구성하고 ▶시설 방문, 문서 검토, 기술인력 인터뷰 등을 포함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문과 지원을 환영한다고 합의했었다. 이와 관련, IAEA의 참여 정도에 관한 이견이 북한과 나머지 국가들 사이에 남아있다. 북한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IAEA가 주도하는 ‘국제 기준’의 검증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복귀한다는 것을 명기하려는 미국 등의 의도에 대해서도 북한은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의장국 중국의 중재와 여태까지 북·미 사이에서 중간적 입장을 지켜 온 러시아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러시아는 IAEA의 역할과 국제적 기준을 원용한 검증을 강조했다. 한 회담 관계자는 “검증 방법에 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체로 한·미·일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시료채취 등 검증 문제에 관해서는 대체로 ‘5대 1’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지만 5자들끼리도 국가별로 미묘한 입장 차이는 감지된다. 이에 따라 한·미·일의 압박보다는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중재에 임하고, 러시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북한을 설득하느냐에 따라 회담의 성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10일에는 어떤 형태로든 각국 입장의 최대공약수를 담은 합의문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베이징=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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