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표할 수능 결과 또 유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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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입시업체인 비상에듀는 9일 오후 4시쯤 교육담당 기자들에게 ‘2009학년도 수능 성적 결과 분석’이라는 자료를 e-메일로 보냈다. 이 자료는 수능 시험의 영역별 평균, 표준편차, 표준점수 최고점, 백분위 점수 등 성적 관련 정보를 담고 있었다.

이 자료를 만든 진모 평가실장은 “내일 발표할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자료는 10일 오전을 기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공식 발표 이전에 사교육업체가 자료를 받아 분석까지 마쳐 공개한 것이다. 2006년 한 입시학원이 수능 성적 결과를 하루 전 인터넷에 띄워 유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사교육업체에 의한 입시자료 유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유출된 자료는=평가원은 이 업체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영역별 최고점은 일치한다”고 밝혔다. 평가원이 8일 시·도교육청에 제공했고, 시·도교육청이 모든 고교에 9일 건넨 등급 구분 표준점수, 도수 분포표 등의 자료를 참고해 이 업체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올해 쉽게 출제된 언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지난해 최고점 143점보다 3점이 떨어졌다. 지난해 너무 쉽게 출제돼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됐던 수리 가형(이과형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4점으로 지난해 130점에 비해 24점 높아졌다. 외국어 영역 최고점수도 지난해 134점에서 136점으로 2점 올랐다.

표준점수는 문제가 쉬워 평균이 올라가면 최고점은 낮아진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국사, 한국지리, 법과 사회가 지난해에 비해 쉽게 출제된 반면 경제, 세계지리, 세계사가 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에서는 화학Ⅱ, 지구과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사고 왜 반복되나=2006년엔 한 입시학원이 언어 등 5개 영역의 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 만점자 수 등이 담긴 상세 자료를 공개했다가 문제가 됐다. 당시 이 학원은 경남지역의 모 고교를 통해 자료를 입수했다. A입시업체 관계자는 “친분 있는 고교 교사를 통해 다음날 발표할 자료를 얻곤 한다”며 “신생 업체가 남들보다 먼저 자료를 입수한 것처럼 인터넷에 분석 자료를 올린 뒤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은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에 입시 자료를 건넬 때 보안을 요구하지만 보안을 지키지 않을 경우 특별한 제재는 가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원과 유착된 고교 교사가 자료를 보내고, 입시업체는 분석 자료를 만들어 장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평가원 김정호 수능관리처장은 "자료 유출에 대한 경위를 조사한 뒤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강홍준·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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