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권력투쟁시작됐나>下. 權府개편에 주석제 부활.상무위원 증원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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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덩샤오핑(鄧小平) 사망을 계기로 중국의 권력구조 개편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가을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제15기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개편될 권력구조는 21세기를 이끌 명실상부한 鄧의 후계체제를 정립한다는 각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개편방향에 따라서는 최고지도부의 지위는 물론 당내 서열등에도 상당한 변

화가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특히 개편논의가 물밑에서 시작된 지난해말 이후 중국지도부내의 불협화음이 여러 곳에서 새나오고 있는 점을 고려할때 지도부내에서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진통이 예상외로 클 것으로 베이징(北京)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개편방향은 ▶당(黨)총서기제 폐지와 주석제 부활 ▶정치국 상무위원회 확대개편과 일부위원 교체 ▶군(軍)최고통수기관인 중앙군사위 개편 ▶국무원 총리 경질등이다.한마디로 당.정.군(黨.政.軍)최고기

관이 모두 개편대상에 올라 있다.

현재 논의가 한창인 당구조개편은 주석제를 부활시켜 장쩌민(江澤民)총서기가 이를 맡고 그 밑에 제1,2부주석을 둬 리펑(李鵬)총리에게 제1부주석을 맡기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이 경우 江주석은 당내 주요사안만 처리하고

당내 기본적 업무는 제1부주석인 李총리가 관장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7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1~2명을 보강하는 확대개편이 유력하다.올해 72세의 고령인 군(軍)대표 류화칭(劉華淸)중앙군사위 부주석은 퇴진쪽으로 기울고 있고 대신 장완녠(張萬年)중앙군사위 부주석이 劉부주석

자리를 승계할 것이란 관측이며 신임 상무위원에 鄧의 측근인 딩관건(丁關根)당선전부장이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

국무원 역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실정.우선 李총리가 연임제한 규정으로 98년3월 전인대(全人大)에서 퇴진해야 하고 국영기업 개혁조치에 따라 화공부.야금공업부.기계공업부.매탄부등 5~6개부처가 폐지돼 국영기업으로 전환될 예정이

다.

후임 총리에는 주룽지(朱鎔基)수석부총리를 비롯해 리란칭(李嵐淸).우방궈(吳邦國)부총리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총리는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어 지금까지는 朱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군(軍)의 최고통수기관인 중앙군사위 개편도 큰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현재 중앙군사위 부주석 4명(劉華淸.張震.張萬年.遲浩田)중 고령의 劉와 장전(張震)등 2명은 퇴임쪽으로 굳어져 가는 추세다.다른 중앙군사위원은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이 확실하나 劉부주석이 물러날 경우 중앙군사위에 해군이 한명도 없어 해군사령원 스윈성(石雲生)이 신임 중앙군사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권력구조 개편과 李총리의 직위변동에 따라 서열3위 차오스(喬石)전인대상무위원장은 퇴임압력을,서열4위 리루이환(李瑞環)정협주석은 자리이동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앞으로 정파(政派)간 협상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베이징=문

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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